J프로젝트의 운명
J프로젝트의 운명
  • 이상걸
  • 승인 2004.09.0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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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여정부가 지역에서 벌이고 다니는 균형발전정책이 참으로 우려스럽다. 참여정부 초기 만해도 전국순회 균형발전정책에 관한 국민과의 대화 등 기대를 갖게 하는 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전남에서 ‘정말 크게 한판 벌이겠다’며 선심성 호언장담만 늘어놓기 바쁜 것을 보면서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지역균형발전정책의 핵심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이것은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각 지역이 먼저 지역특화산업을 자주적으로 결정하면 중앙에서 집중적인 지원을 하는 밑으로부터의 지역발전전략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런데 지금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전북 에서는 복합해양레저특구를 만들겠다고 하고 울산에 가서는 세계유수의 국립대학을 건설하겠다고 하는 식으로 실현가능성은 나중일이고 우선당장 지역민의 다급한 마음을 붙잡는데 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다가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이 빛좋은 개살구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서남해안 해양ㆍ레저타운’ 조성계획(일명 J프로젝트)만 해도 시작부터 몇가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하나는 전북지역이 새만금 유역에 복합관광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540홀 세계최대의 골프타운 조성을 비롯하여 새만금과 고군산열도를 연결한 관광벨트 개발계획이 그것이다.

이미 군산에 99홀 골프장이 착공되었고 해양관광사업에 관한 꿈으로 전북지역이 들끓고 있다. 불가피하게 양 지역이 경쟁하게 되더라도 서남해안인 해남 무안등지가 전북의 새만금이나 군산지역보다 경쟁에 앞선다는 보장이 없다. 이미 짓고 있는 군산골프장만해도 서해안도로의 검문소역할을 하면서 해남 무안지역의 골프장손님들을 대부분 빼앗아 갈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암초는 개발대상지역에 군사시설이 이미 건립되고 있어서 부지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J프로젝트의 대상지역인 해남군 산이면 덕송리 일대는 이미 10년 전부터 해군통신시설이 추진되고 있는 곳이다. 해군관계자들이 건립계획취소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하는 등 정부핵심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계획이 전무한 상태에서 외자유치로만 건설하겠다는 방침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전남도가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300억달러(36조원)가 소요되는 대형프로젝트이다. 9월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하고 투자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외국자본이 있다는 도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는 형편이다.

J프로젝트는 이와 같이 실현가능성도 문제지만 그 효과도 의심스럽다. 이는 영양실조환자에게 빵과 고기대신 사탕부터 먹이는 꼴이다. 전남지역은 도로망도 부족하고 농업이외에는 산업기반도 빈약한 지역이다. 더구나 젊은층은 대부분 떠나고 노인층만 모여 살고 있으며 교육이나 의료 통신 모든 면에서 낙후된 지역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 동양최대의 골프장을 건설하여 먹고살게 하겠다고 한다. 농민들이 골프장에 고용도 되고 우리 농민들도 각종 레저생활도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외지인들이 와서 돈쓰고 외국인을 비롯한 외지투자자들만 재미보고 현지인 들은 소외된 채 조상대대로 이어오던 삶의 터전만 빼앗기게 되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상걸 (사)광주시민의소리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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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2004-09-05 11:19:42
    .
    광주 문화수도 혹은 문화중심도시 개발전략은 어떻구요 ?
    선거공약에 맞추기 위한 모양새 조직들만 구성되고
    내용물은 별로 실효성이 없는 신기루 정물화같은 것들은 아닌지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광주 국제영화제 참관 불평기 자유게시판 글들은
    광주전남의 문화수도 수준을 말해주고 있는 거가 되는 건 아닌지 ...

    중앙정부만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부도 문제가 많으며
    한묶음으로 역내 주민들도 문화산업 운운할 형편이 못되는 건 아닌지

    모두 다들 신기루를 좇고 있는 건 아닌지

    잠시 숨을 고르고 멈춰서서 전체 상황판을 점검해 볼 일이겠습니다.

    이게 다 그 자랑스런 싹쓸이 투표의 열매는 아닌 건지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