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출퇴근 지문인식기 운영
전남일보 출퇴근 지문인식기 운영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8.27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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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측, "업무특성상 적절치 않아"...회사측, "단순 관리용 시범 불과"

최근 전남일보사(사장 임원식)가 사옥 내에 직원들의 출퇴근 확인용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운영하자, 노조가 언론 업무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남일보사는 광주시 북구 중흥동 사옥 1층에 직원들의 출퇴근 확인용 지문인식기 두 대를 설치해 지난 9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이 지문인식기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외출과 복귀시 손가락을 기계에 밀어넣음으로써 자동으로 시간을 확인해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전남일보사옥에 설치된 지문인식기
이에 대해 전남일보노조측(위원장 김연욱)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사는 업무특성상 일반기업과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출퇴근을 확인하는 시스템도입이 부적절하다는 것. 실제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각 부서별로 출퇴근 시간이 다르고 취재성격에 따라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다르다. 노조는 무엇보다 이 시스템이 기자들의 근무태도관리용으로 쓰이는 이상 결국 기자들에 대한 회사의 통제수단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했다.

노조는 또한 시범실시 기간동안 지문인식기와 별도로 노조원 스스로 출퇴근시간을 체크해 자료화하기로 한데 이어, 이 기간 초과근무에 대해선 회사측에 수당으로 청구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기자들이 사실상 초과근무를 해왔다는 노조의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급여일인 지난 25일 초과근무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회사측 관계자는 "시범운영에 들어간 지 아직 한 달도 안됐다"면서 "9월은 돼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한 지문인식기 설치와 관련해서는 "기자들도 회사의 직원인 이상 근태관리는 회사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기자들의 업무특성을 고려해 부서별 출근유형을 15가지로 세분화했으며, 일단 시범적으로 운영을 해본 뒤 관리용으로 적당한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조치는 노사간의 신뢰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며, 기자들 스스로도 올바른 시간관념을 갖고 새롭게 열심히 일해보자는 취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남일보사의 지문인식기 설치는 그동안 전례가 없는데다, 그 결과에 따라 다른 신문사에 미칠지 모르는 영향 때문에 지역 언론계의 관심이 높다. 

KBS와 SBS는 노조반발로 철회
언론노조, "구시대적 노무관리"


한편,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에 따르면 지금까지 언론사에서 출퇴근 지문인식기 사용 사례는 KBS와 SBS가 전부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로 각각 지난해와 올해 모두 무력화됐다.

KBS는 지난해 건물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지문인식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노조가 업무특성상의 이유를 들어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출근시에만 지문인식기에 찍고, 나갈 때는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나가도록 회사측과 합의함으로써 사실상 반쪽데이터가 되고 말았다.

SBS는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지문인식 시스템이 자동으로 뒤따라온 사례다. 그런데 회사측이 이 기록을 근무태도관리용으로 이용하겠다고 나서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회사측은 포기하고 말았다.

전국언론노조 권오훈 정책국장은 "지문인식기로 기자들의 근태관리를 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노무관리 방식"이라며 "전국에 수많은 신문사들이 있는데 그동안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겠는가"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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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9-04 23:04:12
한심한 발상이로고...하긴 이런 발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