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인문대 등 광주 4곳 등록문화재 결정
전남대 인문대 등 광주 4곳 등록문화재 결정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8.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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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문화재위원회 회의서... 전대 인문대, 조대/수창초교/교대 본관 모두 포함키로

전남대 인문대를 비롯해 광주시내 오래된 학교 건물 4곳이 등록문화재로 확정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20일 사적분과회의를 열어 지난 5월에 예고 했던 전국 33곳 등록문화재 대상지에 대해 심의한 결과 30곳을 등록문화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광주의 경우 전남대 인문대 1호관(1955년), 수창초교 본관(1921년), 조선대 본관(1951년), 광주교대 본관(1939년) 등 모두 4곳도 당초 예고대로 등록문화재로 등록키로 결정됐다. 이로써 광주와 전남지역의 등록문화재는 전남도청 본관건물을 포함 모두 25곳으로 늘었다.

   
▲ 문화재위원회에서 등록문화재로 결정된 전남대 인문대 1호관 건물
문화재청은 행자부를 통해 이번달 말쯤에 고시를 하고 각 건물의 소유주측에 결정내용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 전남지역 등록문화재 모두 25곳으로 늘어
이달 말께 행자부에서 고시 및 통보 예정

등록문화재는 국보나 보물과 같은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현대시기에 형성된 건조물 또는 기념이 될 만한 시설물 형태의 근대문화유산중에서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히 필요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등록문화재는 그 자체로 보존과 관리에 관한 강제성을 띤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유주가 훼손하거나 허물겠다 할지라도 행정적으로 이를 막을 힘은 없다.

조선대와 교육대의 경우 본관 건물의 등록문화재 결정에 소유주측에서 이견이 없었고, 수창초교는 교사 재배치 문제로 이견을 전해온 바 있었다고 문화재청측은 밝혔다.

특히 재건축이냐 보전이냐를 두고 대학본부측과 동문들 간에 논란이 일었던 전남대 인문대 1호관건물의 경우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전남대 인문대 본부측과 동문들 논란 새 전기
본부 "기존 재건축 입장 변함 없다"
동창회 "등록환영, 보전 조치 강구해야"

일단 전남대학본부측은 문화재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재건축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건물노후도 심각하지만  무엇보다 이미 이 건물의 재건축을 위해 정부에서 85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해 놓았기 때문이다.  

21일 전남대 본부측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결정사항이 아직 신임 강정채 총장님께 보고는 안됐지만, 인문대 1호관 재건축에 대한 본부의 공식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특히 엊그제 태풍 메기가 지나가면서 건물 곳곳에서 빗물이 새는 상황에서 재건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리대문학부건물보전대책위(회장 김상윤)'까지 구성해 인문대 건물의 보전을 주장해온 동문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대책위 간사를 맞고 있는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장은 21일 "등록문화재 결정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환영하면서 "이 건물은 대학의 유산이자 시민의 것이기에 본부측은 재건축 계획을 철회하고 항구적 보전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에서 보전 및 관리의 가치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도, 헐고 신축하겠다는 것은 문화재를 파괴하는 행위이자 국가예산 낭비다"라고 꼬집었다.

전남대 총동창회 최희동 사무총장도 "인문대 1호관을 기능적 건물로만 보는 것은 대학본부 실무자의 시각일 뿐,  문화재청의 이번 결정을 쉽게 무시하지 못 할 것"이라며 "강정채 신임총장에게도 이 건물에 깃든 동문들의 역사와 민주주의 의미성에 대해 충분히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부측은  그동안  이미 편성된 예산을 다른 목적으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현해왔다.  이에 대해 최총장은 하나의 대안도 내놓았다.
그는  "학교에선 5.18을 기념하는 새 시설 건립을 추진하기도 하는데, 정부와 얘기해서 새 교사는 다른 장소를 찾고 이곳을 리뉴얼해서 기념관으로 쓴다면 정부나 대학이나 동문 모두가 좋은 일 아니겠느냐. 이같은 일에는 동창회차원에서도 탄원을 비롯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남대 인문대 1호관 재건축 논란은 이번 등록문화재결정을 계기로 대학본부와 일부 교수사회, 그리고 동문들 간에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옛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보전 주장은 문제가 있지만, 합리적 이유과 적절한 근거가 있다면 관계자들간의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전남대 인문대 1호관에 대한 처리과정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척도가 될 수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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