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지식인들,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야"
"대학지식인들,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야"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7.09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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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윤병태 사무처장

윤병태 사무처장은 9일 오전 전남대본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연대사를 통해 전남대 시간강사들에 대한 강제해촉규정의 문제점과 대학사회의 허위의식에 대해 질타했다. 다음은 그의 연대사 요지. (편집자)

우리 비정규직 대학교수는 현 제도권 교육이 제공할 수있는 모든 권리를 다 누린 사람들이다. 또한 우리는 현 대학교육과정의 최정점에 있는 지식인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누리고 있는 교육의 권리와 노동의 가치가 정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가. 참으로 놀라운 현실이다. 이는 결코 법전의 미비 때문만이 아니다.

   
▲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윤병태 사무처장
우리가 권리를 두고 낮잠을 자고 있다면, 그 권리는 결코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전남대 동지들이 오늘 자리에 모인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전남대 동지 여러분들은 행동하는 양심이며, 진정 용기있는 지식인이다.

전남대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은 국가인권위의 존엄한 결정에 대해서 언론보도에서 보지도 듣지도 못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남대 관리자측은 올 2학기부터 강의경력 10년 이상된 비정규직교수 정리해고하겠다는 놀라운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강의능력이 떨어진다거나, 연구능력이 현격히 저하된다는 등의 근거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단지 지난학기부터 결정된 사안이라며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사회에서 강의경력 10년이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시행착오를 모두 걷어내고 학생들의 열의에 부응하는 참된 강의능력이 솟아나기 시작하며, 제대로된 연구능력을 해낼수 있는 시작점이 강의 경력 10년차에 해당된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자르겠다는 말인가.

전대본부, 강사해촉의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라
기회주의적 속물근성과 사회적 허위의식을 버려야


우리도 반성여지는 있다.
자기들에게 권리에 피해가 갈 수 있음에도 기회주의적 속물근성과 관념적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아무일도 하지않는 '게으른 영혼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있다. 그러나 그들을 비난하거나 욕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의 게으른 영혼을 일깨워 함께 해나가지 않으면 이 싸움은 성공할 수 없다. 그들과 함께 우리의 권리장전을 용기있게 밀고 나가자.

우리대학사회의 비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대학사회 지식인들, 자기가 쟁취해야 할 권리조차도 남들이 해주길 기다리고, 그 열매만 따먹겠다는 기회주의적 속물근성이 있다.  이를 버리지 않으면 권리장전을 누릴 수 없다.

또한 관념적 허위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정규직교수는 똑같은 일터에서 동일한 직종에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비정규직 교수를 제자나 후배로 대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세우는 것은 가족공동체 윤리의식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스승이자 선배라는 개념을 가족공동체 윤리의식으로 환원시키면, 집안의 큰 아들 또는 가부장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은 밥상 위에 올라와 있는 황금빛 계란말이와 홍어찜을 맘껏 먹으면서, 아직 한창 영양이 필요한 어린새끼들에겐 썩은 단무지나 받아먹으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건 그들이 가족공동체윤리의식이 아니라 사회적 허위의식이다. 이젠 그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당한 권리를 회복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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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교수 2004-12-22 16:09:09
대학지식인들, 속물근성과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야"
[발언]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윤병태 사무처장
기사에 나온 사진이 잘못되었습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이남석 선생님 사진입니다.
수정조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