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라니가 고양이의 습격을 받더라구요"
"새끼고라니가 고양이의 습격을 받더라구요"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4.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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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 현대아파트 앞 숲 고라니 발견자 증언

"이상한 동물 비명소리가 들려 내려다 보니 중개 크기의 새끼 고라니가 숲 비탈 아래로 굴러내려오는 거예요."

광주 동구 학동 현대아파트 앞 숲에서 고라니가 고양이에게 습격당하는 장면을 보았다는 주민을 7일 만났다. 기자가 고라니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 숲을 뒤진지 꼭 하루만이었다.
인근 아파트 신축공사에 대한 주민대책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 수소문 끝에 만난 40대 아주머니는, 실명공개는 원치 않았지만 자신이 지난달 29일 점심무렵 아파트 베란다에서 보았던 상황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했다.

 이 아파트 101동 6층 4호라인에 산다는 그에 따르면,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 맞은 편 숲에서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숲 아래 비탈진 곳으로 비명을 지르며 굴러내려왔고 그 뒤를 고양이가 쫓아 내려왔다. 이어 갓난 송아지 크기의 어미 고라니가 뒤따라 내려오자 고양이는 수로를 따라 도망쳤단다.

당시의 상황은 같은 동 9층에 사는 또 다른 주민에게도 목격됐다. 이 아파트 3호라인에 사는 또 다른 40대 아주머니도 당시 상황을 선명히 기억했다.  그는 고양이가 도망간 뒤 어미 고라니가 새끼 고라니의 발부분을  15분가량 핥아주는 장면까지 지켜봤으며, 이후 절룩거리는 새끼와 함께 숲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야생 고라니가 무등산 자락을 타고 이곳까지 내려와 새끼를 낳았는데, 중간에 대주건설측의 아파트 시공으로 이동통로가 막혀 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래쪽은 민가인데다 돌아갈 길은 막히다보니, 좁은 구역에서 배회하다가 새끼가 야생고양이의 습격을 받는 신세가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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