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병원 방사선과 "남의 일 아니다"
전대병원 방사선과 "남의 일 아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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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병원 나병식교수 사퇴서명운동' 전남대 총학 김도형씨/ "누구의 잘못인지 너무 명확하지 않습니까"/ 2개월간 입장 없는 대학.사법당국에 실망감/ 환자 고통 직접 보고 학생이 나서야한다고 생각/ "전남대 병원에서 일어난 일인데 어떻게 전남대와 별개의 일입니까?" 전대병원 치료방사선과 나병식 교수의 자진 사퇴 서명운동에 나선 전남대 33대총학생회 김도형(24) 부회장은 "대학 본부측이 전대병원은 독립법인이라는 이유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입장조차 밝히지 않는 것에 학생들은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었는데도 PD수첩을 보고서야 이 사건을 알았다는 김씨. "MBC PD수첩 방영과 '시민의소리' 언론 보도 등 전대병원 방사선 과다 치료 관련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된지 2개월 정도면 뭔가 해결의 조짐이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그는 답답한 심정을 전한다. "이번 사건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방사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의 잘못인지는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전대병원과 사법 당국도 상식적인 시각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줄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그가 지금까지 본 것은 "환자들을 오라 가라, 증거를 찾아라는 식의 성의없는 태도를 보이는 검찰들과 남의 일이라는 듯 어떤 미동도 없는 전대병원"이었다. 얼마전 총학생회 간부들이 환자들을 직접 만났다. 그들은 육체적 고통에 힘들어 하기보다 사회적 소외감에 더 힘들어 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환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청년 학생의 기본 의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김씨는 말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서명운동. "전대병원과 사법당국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지금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밤새워가며 대자보를 쓰고, 학생회관에 언론 보도 기사와 환자들 투병 사진 등을 학생들에게 사건의 본질을 알리면서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환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옆에서 함께 해 주는 사람들이 필요해요. 우리부터 그것을 실천해야죠" 서명운동을 시작한 첫날, 학생들이 길다랗게 줄을 서 기다리며 서명운동에 동참한 모습 속에서 "환자들과 함께 하고픈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서명운동도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우리도 언제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될지 몰라요. 환자분들 자녀들도 우리와 똑같은 대학생이거든요. 바로 우리 가족의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활동들이 시민들 사이에서도 진행되길 바라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나병식 교수가 저희 성명서를 보고 시민단체에게 이용당했다고 말했다면서요?"라며 그는 "올바른 문제 해결이 될 수만 있다면 오히려 학생들이 시민단체를 설득해서 함께 하고 싶은 심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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