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병원장 ‘잠정 합의안’ 수용거부
전남대 병원장 ‘잠정 합의안’ 수용거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6.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청노조 43명 전원 본원 고용 검토 약속…3일만에 없었던 일로
전대병원 노조 “하청 빌미 노노 갈등·노조무력화 수순” 반발

전남대병원 원내하청지부의 파업이 8부 능선에서 8일째를 이어가고 있다. 병원 측이 무슨 억하심정에서인지 몰라도 ‘6·1 노사 잠정합의안’에 대해 도통 서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황태주 전남대 병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거듭 면담을 갖고 “(주)전일과 계약을 파기해서라도 43명 전원이 본원에서 근무하도록 고용을 책임지는 내용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그 동안 병원측이 하청노동자 43명 가운데 22명은 본원, 10명은 화순병원 도급업체에서 채용하도록 하고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12월말까지 고용을 책임지겠다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한때 사태해결의 전망을 밝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일 이제까지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잠정 합의서를 작성하고 미화부의 근무재개 수순을 밟은 뒤 (주)전일과 계약파기 또는 (주)전일의 43명 전원 고용승계 등을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노조측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2일 다시 만나 합의서 작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병원측의 결정은 ‘작심삼일’로 끝나고 말았다.

병원측은 2일 ‘작금의 하청지부 파업에 따른 병원의 입장’을 통해 노조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실었으며 오후에는 병원장이 직원간담회를 열어 “법보다 정의를 위해 대화를 하고 있지만 원장으로써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고 말해 ‘6·1 잠정합의안’을 손바닥 뒤집듯이 엎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번 발표가 하청문제를 빌미로 병원 내 위기를 조장하고 원청과 하청간 노노갈등을 조장해 2004년 임단협에 영향을 미치고 노동조합의 무력화를 꾀하려는 의도”라며 “잠정합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전남대병원장과 관리자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건열 사무국장이 사퇴할 것과 병원장이 노노갈등과 노동조합 분열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전국보건의료노조와 전남대병원은 지난 1일 전남대 원내하청지지부 파업과 관련, 기존 노동자 43명 전원에 대한 현 근무지 근무와 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잠정합의 했었다.

한편, 파업 비상대책위는 환자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일 오후 3시부터 미화부 조합원들을 정상업무에 복귀토록 했으며 기계부 조합원들은 현장파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