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병원 산업안전 사각지대
전대병원 산업안전 사각지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4.05.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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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일반·특수건강검진 200명 누락…시정지시 구렁이 담넘듯
▲ 전남대학교병원(광주 동 학동) 전경 ⓒ김태성 기자 ‘등잔 밑이 어둡다!’ 전남대병원(병원장 황태주) 종사자 2,000여명이 산업안전 사각지대에 방치 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노동부와 전남대병원 노동조합이 지난 2002년 산업안전보건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남대병원측이 특수건강검진과 일반건강검진 과정에서 의사 등 근로자 200명의 명단을 누락시킨 것. 당시 전남대 병원은 작업환경 개선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다수 발견돼 광주지방노동청으로부터 시정지시를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남대 병원측은 일부 인력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건강검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노동강도 강화 등 근로조건의 지속적인 악화로 근골격계 질환과 뇌심혈관 질환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 추세여서 산재질환에 빨간등이 켜졌다. 원청 노동조합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거에 비해 각종 통증과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노조측은 “과거에 비해 노동강도가 엄청나게 강화됐다”며 “정밀진단을 통해 산재여부를 조사하고 하루빨리 인력을 확충하는 등 예방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근골격계·뇌심혈관 질환 호소 조합원 수 증가 산재 빨간불 주사바늘 찔린 원내하청노조원 12명 ‘땜질조캄로 도덕적 해이 ▲ 전대병원 파업 ⓒ김태성 기자
전남대병원은 특히 원내하청 노조원 12명이 주사바늘 찔림 등 ‘혈액오염물’ 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법에 규정된 응급처치를 취하지 않고 근무를 하게 하는 등 도덕적 해이까지 일삼아 충격의 강도를 더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원내하청지부 윤순현씨 등 12명의 노동자가 근무도중 주사바늘에 찔려 혈액 오염물에 의한 제2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지만 병원측은 피만 짜내고 알콜 소독을 하거나 기껏 인근 보건소에서 주사를 맞게 하는 땜질처방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4조에 따르면 사업주가 건강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돼있다.

전남대병원측은 또 산업안전보건기준 제158조 ‘혈액누출 예방조치 ’와 제159조 ‘혈액노출 조사 등’, 제160조 ‘세척시설 등’, 제161조 ‘개인보호구의 지급’ 등의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따르면 ‘혈액노출 근로자는 즉시 소독약품이 포함된 세정제로 접촉부위를 씻도록’ 해야 하며 ‘사용한 주사침은 안전한 전용의 수거용기에 모아 견고한 용기를 사용하여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내하청지부 노동자들이 병실바닥이나 간호사실, 쓰레기 수거 등의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주사바늘에 찔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 전남대병원 노조 파업속보를 읽고 있는 환자와 가족 ⓒ김태성 기자
이와 함께, 사업주는 혈액노출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즉시 노출자 인적사항, 노출현황, 노출원인제공자(환자)의 상태, 노출자의 처지 내용, 노출자의 검사결과를 조사하고 기록·보관하도록 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전혀 그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노조측은 “그 동안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시정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병원측이 작업환경 개선 등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결국 병원에서 병을 더 키우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측은 또 “주사바늘에 찔리면 혈액 오염물 등에 의한 2차 감염 위험이 있는데도 병원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 12명에 대해 즉각적인 임시건강진단을 실시하고 병원에 대한 특별안전보건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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