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신문뒤집어보기] "버스파업 단순 중계 아닌 대책 찾아야"
[민언련 신문뒤집어보기] "버스파업 단순 중계 아닌 대책 찾아야"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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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다섯째주-시내버스 파업보도

대상: 광주매일, 광주일보, 광주타임스,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호남신문
기간: 5월 20일~5월 27일

 25일부터 시작된 광주 시내버스 파업은 여느 때와는 달리 ‘준공영제’를 둘러싸고 노조와 시의 입장차이가 커 단시간 내에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언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내버스 운영체제, 대중교통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을 제시하기보다는 연일 상황 보고에 치중하며 시민의 불편만을 강조하고 있다. 자칫 사건을 단순화시키면서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한쪽 편을 들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내버스 파업이 가결된 후 파업의 배경을 기사화하면서 ‘준공영제’에 대한 설명조차도 없는 신문들이 대부분이고,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입장, 준공영제를 도입키로 한 4개 시의 사례를 살펴보는 기사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동안의 노사협상이 주로 임금문제에 얽매여 있었다면 이번 파업은 버스업체의 구조적 경영난 극복에 맞춰져 있는 만큼 만성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황,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운전자들의 실태 등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해 사안을 분별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언론이 여론 형성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그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일 보도되는 시내버스 파업 관련 기사 중 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는 많아도 시내버스 노조측과의 인터뷰를 인용한 경우는 무등일보의 26일 18면 <시내버스 운행중단 사태와 전망> 기사 뿐이었다. 

--파업으로 인한 시민의 불편 명분만을 강조

전남일보 26일 19면 톱기사 <“또 시민들 발 묶다니…” 분통>
광주타임스 27일 14면 <온종일 교통지옥…시민 불편 가중>
광남일보 26일 사설 <시민볼모 버스파업 안된다>, 26일 15면 톱기사 <‘발 묶인’ 시민들 분통>
전남매일 25일 15면 <버스 파업…발묶인 시민들>
무등일보 26일 19면 머릿기사 <“우리만 ‘봉’이냐” 원성 자자>

버스 파업뿐 아니라 광주시의 대체 운송대책이 소홀해 시민들의 원성이 높았는데도 그에 대한 지적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다만 무등일보 26일 19면 <예고된 파업 ‘광주시는 뭐했나’>는 유상운송 차량 운행률 저조 등 광주시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했다.

광주매일 27일 19면 <"광주시는 뭐하나" 노골적 불만>은 파업을 벌이는 시내버스 노조측과 '뒷짐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는 광주시 양측을 모두 비난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이 단선구간이어서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수송효과가 미미한 편이었는데도, 지하철이 대체효과를 거두었다고 보도하는 신문들도 눈에 띄었다. 

전남일보 26일 19면 <광주지하철 ‘버스파업’ 특수>
광주타임스 26일 15면 <지하철, 손님 몰렸다-대중교통 대체효과 ‘톡톡’>
광남일보 26일 15면 <지하철로 몰렸다>

그나마 전남일보는 26일부터 사회면에 ‘광주 시내버스 파업 무엇이 문제인갗를 시리즈로 싣고, <고질적 경영난 ‘파업’ 연례행사>(노사협상 쟁점), <파업-‘땜질처방’ 되풀이>(구조적 문제점) 등 버스업계의 고질적인 경영난으로 파업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살펴보았다.

광주매일은 26일 1면 머릿기사로 <준공영제 걸림돌 장기화 전망>을 제목으로 뽑아 이번 파업의 쟁점을 기사화했다. 하지만 제목만 놓고 볼 때 준공영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풍긴다. 

이번 파업사태를 조기에 해결하는 열쇠는 준공영제를 둘러싼 노조와 시측의 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광주타임스의 경우 26일 사설 <시내버스 파업, 사라져야 한다>에서 노.사는 물론 중재에 실패한 광주시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시내버스 파업은 전적으로 사용자와 노조측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사용자측의 불성실한 대처에 대한 비판만 나열하고 있다.

또 27일 15면 톱기사 <사용자, 시내버스 파업 ‘뒷짐’>에서도 이번 파업 사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사용자 측이 일체의 대응 없이 관망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기사 말미에 시민 인터뷰를 인용해 “준공영제 도입은 시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노사는 요구에 앞서 먼저 시민합의를 이끌어내라”고 결국은 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전남매일 27일 1면 톱기사 <“동료들과 카풀 출근해요”-단기적 처방보다 근본적 해결책 필요>는 “이번 파업의 쟁점이 대중교통 수단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노사정의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다소의 불편이 계속되더라도 시민정신으로 극복, 근본해결책을 위한 시간과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며 다른 신문들과는 차별화 된 시각으로 기사화해 눈길을 끌었다. 

  /광주전남 민언련 모니터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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