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바람직한 문화수도육성 방안
[특별기고]바람직한 문화수도육성 방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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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화[광주광역시 정무부시장]

올해 광주 시민들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어떤 문화수도를 건설하여야 우리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또 이러한 문화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여야 효과적일 것인가 일 것이다. 우리 지역민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므로 이를 남에게 맡기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의 지혜와 중지를 모아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내야 한다고 본다.

광주 문화수도 조성계획의 핵심사업은 2010년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자하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광주도심지역에 건립하고 2023년까지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문화지구, 문화특구를 지정 운영하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지구, 문화특구 등의 핵심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토론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며 세가지 사업별로 견해를 간단히 밝히고자 한다. 

첫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유치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첨단 전시, 공연, 상연관 등으로 구성되어 여러 장르의 문화를 생산, 소비, 교류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화기관이 설립될 경우 지역의 예술창작 역량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예술 창달은 문화산업진흥의 필수조건이 될 수 있으나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경제지리학자들은 산업클러스터를 대학, 연구기관 등의 과학기술체계와 제조업체중심의 산업생산체계, 그리고 서비스업중심의 기업지원체계가 공간적으로 집적화 되어 있고, 기능적으로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하여 경쟁력이 향상되는 집합체로 파악하고 있다. 광주에 문화산업을 집적화 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이 과학기술체계에 상응하는 기능을 수행하여 디자인, 영화, 캐릭터, 게임 등의 기업들이 주변에 모여 들어야 한다.

그러나 퐁피두센터 등 유명한 문화기관을 중심으로 문화산업이 집적화된 사례가 아직은 없다. 이에 반해 영국의 세필드시는 파트너쉽 프로그램과 작업공간 등을 문화기업에 제공함으로써 문화, 미디어, 첨단산업을 연계한 문화산업육성 및 집적화에 성공하였다. 현재 서울 상암동 DMC도 이러한 목표를 세우고 추진되고있다. 우리도 문화산업의 집적화를 유인할 수 있도록 문화전당의 기능 및 역할과 공간구조를 구상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아시아문화전당주변을 문화지구로 지정하고 조성하는 데 도시 설계 및 건축에서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예술적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일본의 구마모토현은 Artpolis 정책을 추진하면서 도시 경관을 중요시하는 도시설계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러한 제도를 적용한 결과 전체적으로 도시의 경관이 예술적으로 바뀌어 관광객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진흥에 성공하였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기존의 도시 및 자연경관이 해체되고 획일적인 건축공간으로 대체되었으며 도시의 특성이 반영된 도시계획제도가 운영되지 않았다. 농촌인구의 급속한 도시집중으로 인하여 전통적 커뮤니티가 붕괴되고 삭막한 도시화가 진행되어 주민들의 정서를 메마르게 하였다.

이제 문화수도를 건설하는 광주부터 건축 및 도시계획에 지역문화와 개성을 반영함으로써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도시정체성을 확립하여야 한다.

세째 문화특구사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문화 뿐만 아니라, 교육, 과학 등 복합적 성격의 특구를 광주지역에 조성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특구를 지정하는 개별법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법과 경제자유구역법이 있다. 모두 일부규제의 적용을 배제하고 또 기반시설 등의 지원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문화, 예술, 과학 등의 분야는 창의적 예술가와 과학자의 활동에 전적으로 의존하므로, 이러한 인력의 교류와 활동을 제한하는 모든 요소를 철폐하고 생활환경을 국제적 기준에 맞게 조성하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국내의 일부 특구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와 지원이 광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필자는 우리 광주에서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지구, 문화특구 등의 핵심사업이 이러한 방향으로 가까운 시일내에 동시에 추진되어야 실효성 있는 문화수도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이병화[광주광역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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