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문 우리당 광주남구 후보- “개혁의 전사로 징발됐다”
지병문 우리당 광주남구 후보- “개혁의 전사로 징발됐다”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4.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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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와 시민운동을 오가며 전국최초로 지방자치단체장 판공비 공개 운동, 광주시의회 인터넷 생중계 등으로 정치개혁운동에 앞장서왔던 지병문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6일 오전 열린우리당 광주 남구지구당 총선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중앙당 후보자자격심사위원회(김광웅)를 열어 '전략지구'였던 광주 남구에 지 교수를 총선후보로 공식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전해들은 열린우리당 광주 남구지구당(운영위원장 노영옥)당직자들과 경선 준비를 해왔던 세 예비후보도 승복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경선 무산에 따른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강운태 민주당 의원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광주남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결정된 지 교수는 "개혁과 반개혁의 전선에서 전사로 징발 된 기분"이라며 "노 정권의 중단 없는 개혁지원과 여당을 통한 광주 지역발전을 위해 큰일을 저질렀다"고 후보확정 소감을 밝혔다.


"우리가 만든 정권에서 여당으로 지역발전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는 정치 해보겠다"


이날 오후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 교수는 "개인적으로 정치 할 생각이 정말 없었다. 그러나 현재 정치개혁이 성공 못하면 국가경쟁력은 물론 경제도 어렵게 될 상황"이라며 "민주주의 발전의 큰 불행을 막고 개혁정국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3주전부터 이부영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으로부터 총선에 출마 개혁에 동참 해달라는 부탁을 서너 차례 받고 고사를 해왔으나 계속되는 요구에 더 이상 방관한다는 것은 정치학 교수, 시민운동가, 그리고 노 정권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비굴한 것 같아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4일 최종 수락했다"고 결심과정을 전했다.

지 교수는 "열린우리당이 창당이후 지금까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여당으로서 개혁을 밀고 나가고 있기 때문에 광주전남이 끌어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약 우리당이 개혁에 소극적으로 보이면 가차 없이 당과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고 '쓴소리꾼'을 자임했다.

정치학 교수가 현실정치에 뛰어 든 것을 두고 지 교수는 "지금까지 정치는 이론과 현실이 맞지 않았으나 이번 정치참여를 통해 '교과서 이론을 설명 될 수 있는 정치'를 할 것"이라며 "감정과 돈이 지배하지 않고, 논리와 정책이 지배하는 현실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선거운동에 대해서도 "설사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거법 위반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며 후원금과 선거비용은 매일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정말 아름다운 정치와 선거운동을 펼쳐 보이겠다"고 투명선거운동을 약속했다.

지 교수는 또 자신의 '브랜드'를 "참신성, 개혁성, 전문성, 정책능력"이라며 근거로 "강의실에서 줄곧 한국정치의 개혁을 주장해왔으며, 비록 민주화 투쟁으로 감옥에는 가지 않았지만 학생운동권과 유대관계, 학계에서는 지방자치로, 정부에서는 각종 위원회 참여로, 시민단체 대표 등을 하면서 부패와 유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경쟁 파트너인 민주당 강운태 의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싶지 않다. 고위관료 등을 지낸 능력 있는 분이다"면서도 "(강 의원은) 과거시대가 필요했던 인물로 민주당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 같다. 특정인이 아닌 민주당과 구시대 정치인과 싸움을 할 것"이라고 '일전불사' 각오를 비쳤다.


"선거법 철저 준수 선거비용 인터넷 공개"
"강운태 의원 능력 있으나 과거형 인물"
"'한민공조' 호남정신 배신 잘 알고 있다"

광주남구 유권자들에 대해서는 "호남 민심은 우리당의 개혁도, 민주당 잔류 의원들을 부분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분당에 따른 반사이익이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이른바 '한민공조'는 광주정신과 호남정신을 배신하는 것임을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민주당 호남 배신론'을 거론 할 것임을 밝혔다.

지 교수는 또 "우리가 만든 정권에서 여당을 하면서 지역을 발전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점을 설득하고 주장하면 (광주 남구 유권자가)열린우리당을 분명히 선택 할 것"이라고 총선승리를 낙관했다.

예상되는 '경선무산 파장'에 대해 지 교수는 "개인적으로 그분(경선준비 후보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내가) 3주 동안이나 안하려고 버틴 것을 잘 알 것"이라며 "진지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 '개혁과 반개혁의 전선'에 대해 협조를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파장 최소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열린우리당 한 당직자는 "후보가 결정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경선 무산에 따른 내부파장을 잠재우고 지구당 조직을 선거체계로 전환하도록 준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 교수는 끝으로 "정치를 그만 두면 다시 강단으로 돌아 갈 것"이라며 "정말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아름다운 정치를 꼭 보여주고 싶다"는 다짐을 수 차례 강조했다.

지 교수는 강단 뿐만 아니라 1999년 '광주전남개혁연대 공동대표'를 맡아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치단체장 및 교육감 판공비 공개운동'을 펼쳤으며 소송을 통해 공개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지방의회 인터넷 생중계', '비리단체장 주민소환조례 제정운동'참여, 정치개혁연대 전국 상임공동대표를 통해 정치개혁운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지 교수는 올해 51세이며 전남 영광출신으로 광주일고· 전남대 경제학과·미국 뉴욕주립대 정치학 박사를 수료한 후 지난 1982년부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지방정부론'을 강의를 해오고 있으며 가족관계는 부인과 1녀.

주요저서로는 '한국지방자치 이해(1991년)', '현대 한국정치의 새로운 인식(2001년)'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한국지방정부의 개혁 성과와 과제', '지방사회운동으로서의 광주5월 운동'과 '시민참여를 통한 님비의 해결방안' 등 다수가 있다.

열린우리당이 지 교수를 후보로 확정함으로써 광주 남구는 민주당의 '철옹성'수성 대 열린우리당 '전략지구' 승리를 놓고 양보 없는 '한판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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