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단소리]쇠고랑차는 6·15공동선언
[쓴소리단소리]쇠고랑차는 6·15공동선언
  • 문병란
  • 승인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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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50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온 민족이 통일의 가능성을 느끼며 기뻐했고,전세계의 뉴스 촛점이 한반도로 모여들어 경이의 찬사를 보냈었다.

그날 평양 하늘아래서 남쪽의 지도자 김대중대통령과 북쪽의 국가원수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뜨거운 악수와 포옹을 나누는 감격스런 장면이 TV화면에 나타났다. 눈을 비비고 볼만큼 경이롭고 희망찬 감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방문 이듬날 6.15공동선언이 채택되어 그 문안이 낭독되었을 때 전세계의 눈과 귀는 놀랬고 기뻐했고 아낌없는 찬사와 환영의 박수를 보냈었다.이른바 남북한이 분단반세기만에 군사적 대결을 종식하고 서로 동반자 관계를 만들며 평화적 대화와 협력관계를 통하여 통일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6.15남북 공동선언이야말로 가장 비극적인 한반도의 내일에 밝은 서광이 비쳐들기 시작한 평화통일의 청신호였다.

그런데 금번에 그 6.15공동선언이 서울 하늘아래서 특검법에 의하여 쇠고랑을 차고 감옥엘 가는 절망스런 광경이 다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상회담의 희망과 특검의 절망

당시 대통령과 집권당측은 통치권행위로서 특검법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견해. 그러나 일부 수구언론과 야당은 특검활동과 그 수사에 의한 절차상의 하자, 특히 주적 대상국가에 대한 정상회담성사를 위한 비밀교섭 과정과 외환거래법 위반, 정치자금 암거래 등 투명성 문제를 놓고 수사대상을 삼아 특볍법에 의한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이중의 드라마가 평양 하늘과 서울 하늘아래서 일어난다는 현실이 바로 이 땅의 분단 현실이며 엊그제 위대한 애국적 정치회담의 밀사였던 도도한 실력자 참모자들이 오늘은 김대중 대통령대신 수사를 받고 재판대에 서있는 것이다. 가위 절망스럽고 비극적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간 반세기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났던 1945년! 그 감격스런 해방이 조선의 자주독립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38도선을 경계로 남과 북에 미.소가 해방군아닌 점령군으로 들어와 다시 자기들의 깃발을 강요하고 자기들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면서 이땅에는 두개의 정부가 들어섰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 그것이었다. 그 갈라진 두개의 정부에 의해서 무력충돌을 겪은 1950년대의 한국전쟁, 이른바 육이오는 남북 450만이상의 사망자와 이땅의 시설과 재산을 반남아 파괴하는 민족 최대의 비극으로 3년간의 참화가 이 땅을 강타하였다.

이 동족상잔의 성격을 띤 남북의 무력충돌이면엔 미.소라는 외세가 있었다.
그들의 정치적 이념을 강요한 외세의 보이지 않는 조종이 우리들의 손에 따발총과 M1총을 들려주며 형제증오의 긴 싸움을 부추기였다. 특히 군정종식과 함께 북으로부터 철수한 소련과는 달리 미국은 한국전쟁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작전권을 쥐고 상금(尙今)주둔군으로 존재하여 사실상 군사적 총수자로서 강력한 발언권과 실권을 장악하고 있다.

외세 발호 현실...성과 무산 안돼야

외세,이른바 제국주의의 발호와 함께 식민정책을 감행하여 전세계 곳곳에 침략전쟁을 감행하며 지구촌 전체를 전쟁의 불도가니로 만든 1차대전 2차대전 기타 수많은 국지전의 주인공이자 조종자들인 제국주의 세력이 바로 외세인 것이다.그 외세가 작용하여 한국전쟁,베트남전쟁,중동전쟁을 일으키고 조종하며 이 땅에 끊임없는 재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6.15남북공동선언은 이 잘못된 외세에 의한 분단을 종식하고 38선,현재는 휴전선으로 상존하고 있는 무력충돌의 표상인 철조망을 제거하고 끊어진 철로와 도로 다리를 다시 잇자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 꿈과 노력이 다시 대결국면으로 원상복구되며 그 감격을 일궈낸 6.15선언이 이제는 다시 쇠고랑을 차고 재판을 받는 매우 비극적 현상이 전개된 것이다.

재판은 남아있고 민족의 양식과 애국충정도 남아있다. 남북의 평화통일만이 한반도의 희망이며 내일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6.15 공동선언이 무산되거나 그 위대한 성과가 쇠고랑을 차서는 안된다.
다시 평양 하늘과 서울 하늘아래 통일기가 나부끼게 하여야 할 것이다.

/문병란(본지 발행인·시인·전 조선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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