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연중 '행사중'
백화점은 연중 '행사중'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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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세일 후 사은행사... 또 경품잔치/ 잦은 판촉전은 정상품 '거품가격' 형성/ "고객현혹하는 '덤'이 결국 고객부담"// 광주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이 또다시 경품잔치를 시작했다.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일제히 진행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7일간 봄 정기바겐세일을 끝낸 백화점들. 한달 내내 세일 내지는 사은선물 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아니 한달 전인 3월 중순에도 이들 백화점들은 10일간 카드 고객 대상 사은잔치를 가졌었다. 그래도 매장은 붐빈다. 백화점 사은행사와 고객 발길은 먹이사슬처럼 끈끈하다. 그 사이에 백화점카드가 놓여있다. 같은 값에 물건을 사고, 덤으로 선물도 받고, 카드 마일리지도 쌓고, 그래서 고객은 백화점으로 발길을 건넨다. 과연 고객을 위한 행사인가. 광주신세계와 현대가 백화점카드 교체 발급을 기회로 매달 카드고객 대상 사은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는 카드 즉석발급 고객에게 2080치약을 주는 등 카드고객 대상 행사에 가세한다. 사은선물 공세로 고객을 현혹하고 있지만 사은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세일이든, 사은행사든 잦은 판촉행사는 정상품에 거품가격을 형성할 소지가 많다. 제조업체가 행사 때마다 참여하다 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 제품값을 올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새 옷이 출고돼 물량이 완전히 팔리기까지는 보통 정상판매-바겐세일-가격인하-재고할인-땡처리 등 5단계를 거치는 것이 유통질서의 원칙.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은 당연히 낮아진다. 신상품의 가격은 그래서 단계별 판매량과 가격을 감안해 결정된다. 그러나 요즘처럼 행사 횟수가 늘어나면 정상가 판매 기간이 대폭 줄어들게 돼 적정이윤을 남기려면 정상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객이 덤으로 받는 사은 및 경품 선물은 바로 행사가 끝난 뒤 새로 출고되는 제품의 가격에 이월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유통과정이 있기까지 책임은 고객에게도 있다. 매일 아침 신문 속에 끼워오는 백화점 전단은 고객들의 교과서다. 셔틀버스가 현혹하고 고가격 구매자들에게는 제공되는 사은품도 다르다. 사은품에 대한 맹목적인 현시욕이 가세해 고객은 행사장을 찾는다. 나눠먹기식 3대 백화점 시대가 된 광주 백화점계는 최근들어 행사 한번 열어 백화점당 판매이익률 20% 유지(통상 호황시 백화점 유지 기준)란 생각할 수도 없다. 거기에 행사비용이 8∼9%를 점유하고 행사 기간 중 광고판촉비도 늘어나 이를 빼고 나면 오히려 밑진 장사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 존립이 힘들기 때문에 유통가에 관행으로 정착되고 있다. 그래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선물 공세가 무차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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