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정치권 줄대기' 우려
언론계 '정치권 줄대기' 우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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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을 앞두고 언론계의 정치권 줄대기 우려가 조심스레 일고 있다. 아직 이렇다할 문제가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언론계의 정치권 줄대기는 단순한 한 개인의 정치권진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관련 언론사와의 관계 때문에 개인의 출마가 자칫 언론의 공기능을 훼손할 우려와 함께 선거 자체에 대한 왜곡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00년 전남일보의 사주였던 이정일씨(현 민주당 해남·진도 의원)가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는 과정에서, 전남일보가 지역사회로부터 왜곡·편파보도의 비판대상으로 지목된 선례를 가진 데서 비롯된다. 당시 전남일보는 '이정일 국회의원 만들기를 위한 사유화'란 비난을 면치 못했다.

사주가 직접 정치권 진출을 시도한 것은, 앞서 2002년에 무등일보의 당시 김정수 사장이 광주 북갑 보궐선거에 민주당으로 공천신청을 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사례도 있다. 당시 정치권과 언론계에선 김정수 사장의 출마가 이 신문의 편집방향에 어떤 형태의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예의 주시한 바 있다.

모기업 사주, 관련대학 교수 등
정계진출 편집권 영향 우려
16대 총선 왜곡보도 반복 않기를


다시 오는 4월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언론계의 정계 진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모기업의 사주가 직접 정계진출을 준비하는 가하면 언론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기관의 인사들이 무더기로 진출을 꾀하기도 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우리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ㅎ대학 교수 3인방. 광주서구에 ㅈ교수(47), 광주 북갑에 ㅈ교수(48), 그리고 전남 고흥에 ㄱ교수(41) 등이 그들이다.

이 지역에서 한 대학 40대 현직 교수들이 한꺼번에 같은 정당 예비후보로 정계진출을 선언한 것도 흔치 않지만, 이들의 소속대학이 특정 신문과 한솥밥 식구라는 점은 선거와 언론의 관계를 고려할 때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는 대학 설립자가 호남신문의 부회장 자격으로 실질적 사주라는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때문에 이 신문이 선거보도를 하면서 이들 후보군에 대한 공평무사한 입장을 지켜나갈 지 지켜볼 일이다.

광주매일의 경우 대주주가 직접 정치권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동강그룹 송기룡 회장이 지난달 우리당 중앙위원 선거에 출마한 것. 이 역시 신문이 특정 정당이나 사주 등에 관한 보도에서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논조를 유지해 나가는 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개인의 정계진출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가 속한 모기업이나 관련사가 하나의 헌법 기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조직적 차원의 지원활동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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