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위, 나 만만하게 보지마!
통추위, 나 만만하게 보지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경만 전남도지사가 광주전남 시도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허지사는 19일 오후 전남도청에서 개최된 광주·전남 광역행정협의회 자리에서 통추위의 일련의 활동을 겨냥, ‘만만하게 보고 있다’‘이런 꼴을 당하다니’등의 파격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것. 허지사는 이날 양 시도사의 합의문 서명에 앞서 고재유시장의 모두 발언에 대한 답변형식을 빈 발언에서 최근 통추위가 광주시민 4백95명을 대상으로 도청이전 백지화와 관련한 설문조사결과를 인용하며 “도청이전여부를 어떻게 광주시민에게 물어 결정하는 가”라고 되묻고 “이는 전남도지사로서 자존심상하는 일”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허지사는 이어 “전남도가 광주시의 산하단체냐. 도가 얼마나 만만하고 어떻게 비춰졌길래 이런 꼴을 당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그는“시도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선지사 당선 이후 3년6개월 동안 통합사업을 추진해왔는데 내가 그렇게 고군분투할 때 통추위인사들이 당시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지하철착공 당시 시장에게‘착공땐 통합은 물건너간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하면서“도민에게 빚더미를 넘겨주는 정책적 결정은 결코 안할 것”이라며 도청이전사업 계속 방침을 분명히했다. 그는 또 주민의 의견을 묻자는 통추위측의 요구에 대해“도청이전사업은 민선취임 이전부터 추진됐고 그동안 도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있으며 이에대해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고 선을 그은 뒤 “설령 주민투표를 실시한다하더라도 통합반대를 전원 의결한 광주시의회의 입장이 먼저 바뀐 후 논의가 뒤따르는 게 순서”라고 훈수했다. 광주시장과 시·도청 실국장, 취재진들이 배석한 이날 협의회자리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 이전추진 방침을 천명한 노련한 정치인의 발언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