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비정규직 파업
캐리어 비정규직 파업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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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사업장에서 첫 파업이 발생했다. 광주지역 제조업체의 대표적인 사내하청 노동조합인 캐리어 하청노조(위원장 이경석)는 지난 12일과 1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갖고 90%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1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투표는 전체 449명의 조합원 가운데 420명(94%)이 투표에 참여, 찬성 378명(90%), 반대 23명(6%), 무효 19명(4%)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캐리어 하청노조는 16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동안 부분파업을 벌인데 이어 원청인 캐리어측과 하청업체들의 대응에 따라 파업의 규모를 확대시키기로 했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에 있는 종업원 1,500명 규모의 캐리어는 800여명의 정규직 노동자와 7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근무하는 사업장으로 전국 제조업체 비정규직 노동조합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여서 이들의 파업이 향후 비정규직 사업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이 확대되고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하청노조의 파업이 발생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간접고용을 통한 임금착취 반대, 상시근로자 350여명에 대한 정규직화, 각종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경석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급과 상여금을 합쳐봐도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한달 평균 68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반면 간접고용 형태이기 때문에 조합원 1인당 30~40만원의 임금이 용역회사로 빠져나가는 착취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같은 불합리한 구도를 깨뜨리고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주로 에어컨 등 계절상품을 생산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7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을 하고 비수기에는 350여명이 생산라인에 투입된다"며 "파견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에서도 '2년 이상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파견근로자에 대해서는 원청에서 고용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있는만큼 상시 비정규직 350여명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지위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리어하청노조는 지난 2월 18일 설립돼 450여명이 조합원으로 등록했고 임금인상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청우실업, (주)대명, 한보산업개발, 명신실업, 캐리어냉열, 광진실업 등 6개 용역업체 사용자측과 교섭을 벌이다 지난 3일 조정에 들어갔으나 결렬돼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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