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야 대책 세우려나?
사고나야 대책 세우려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슬아슬' 전대병원 주차빌딩 / 나선형 급경사 3m 좁은 차폭에/ 입출 차량 한꺼번에 뒤엉켜 아찔// 좁으니까 운전자들이 더 조심? "개장이래 아직 사고 없으니까.." 최대 주차수용력 315대, 하루평균 이용차량 1,500여대로 주차건물 규모로는 광주 시내 최대인 전대병원 주차빌딩. 하지만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 이용자들의 답은 '아니올시다'이다. 주차빌딩 입구에서 만난 김효동씨(44. 남구 월산동)는 "1층에선 들어오는 차와 나가는 차가 한꺼번에 엉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신경을 곤두세운 채 드나들어야 한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이용자 정이례씨(28. 북구 신안동)는 "좁은 통로에서 급커브를 돌면서 위층으로 오르다보니 중앙선을 넘어가기 일쑤다. 이럴 때 내려오는 차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정말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주차장법에 따르면 주차대수 50대 이상의 주차건물은 도로로 이어진 출구와 입구를 분리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로폭도 왕복 6m이상이 돼야 한다. 전대병원 주차빌딩은 규정을 '정확히' 지키고 있다. 입구는 전대병원 5거리쪽, 출구는 전대의대쪽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주차빌딩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합해진다. 이용자들이 느끼는 첫번째 위험지점이다. 각층을 오르내리는 2차선의 한 차로폭은 3m. 규정엔 맞지만 주차빌딩 바로 옆 도로가 4.3m인 것에 비하면 운전자가 느끼는 협소함은 뚜렷하다. 게다가 이 구간은 차가 180도 회전하면서 층을 이동하는 나선형 구조여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용자들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지점이다. 왜 이토록 불안하고 위험스럽게 지었을까. 병원측 관계자의 답이다. "다소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좁은 시내 한복판에 최대한 많은 차를 수용하려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주차관리 책임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좁으니까 오히려 운전자들이 더 조심한다. 그리고 각 층마다 배치된 주차지도원들이 안전사고를 잘 막고 있다"고 자신했다. "주차장 개장 이래 7년동안 사고난 적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편해하고, 불안해 한다. 김효동씨는 주차빌딩 바로 뒤에 있는 의대 쪽문을 가리키며 "1층에서 올라가는 차와 2층에서 내려오는 차가 엇갈려 복잡하지 않게, 2층에서라도 의대쪽으로 출구를 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한번 지은 건물에 다시 손대는 것은 어렵다. 그리고 지금껏 사고가 없었고, 앞으로도 특별히 별다른 조치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초연해했다. 완벽한 규정준수, 아직까지 무사고. 하지만 그것이 앞으로도 무사고를 보장해준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병원측의 이러한 안이한 생각과 행정이 월드컵 지정병원 선정에서도 '지역중핵병원'의 자존심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