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병원장과 노동계대표 첫 만남
광주병원장과 노동계대표 첫 만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철 원장과 윤영민 본부장 무릎 맞대 양측 입장 팽팽..사태 심각성 확인 의의 동광주병원사태가 장기화로 치닫는 가운데 광주병원 대표와 지역 노동계 대표가 만났다. 지난 16일 오후 4시, 광주병원 신동철 원장과 민주노총광 광주전남지역본부 윤영민 본부장이 만나 고용승계문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만남은 지난해 동광주병원파업 이후 수익이 격감했다고 주장하는 병원인근 상가번영회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약 한시간 반가량 이어진 만남에서 윤 본부장은 "북구청 앞에서 천막농성중인 노조원들의 고용승계에 대해 현 광주병원의 원장이 얼마나 자주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물었고, 신 원장은 "병원을 사들인 게 아니라 임대로 들어온 상황에서 책임을 질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원장은 또 "현 광주병원이 문 열기 전 채용공고를 냈는데, 지원서조차 내지 않았는데 '고용승계'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용승계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는 뚜렷했다. 결국 첫 만남을 열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다음주 월요일인 오는 23일 다시 만나 논의를 진전시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후 1시 신 원장은 보건의료산업노조 광주전남본부 최권종 본부장과도 만나서 비슷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권 본부장은 "신 원장이 '노조원을 받아들여 그들이 또 병원을 파괴하면 우린 어떡하냐, 노조 있는 병원에 취업시키면 되지않느냐'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고용승계에 대한 의지를 찾기 어려웠다"고 느낌을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원장은 "내가 다른 병원장이래도 노조 활동했던 사람을 받아들이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윤본부장은 광주병원측이 연일 계속되는 병원 앞 1인시위 등으로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다음주 만남까지 지켜본 뒤 투쟁의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동광주병원사태 해결의 실질 당사자는 아니지만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민노총과 광주병원측이 무릎을 맞댄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용승계를 둘러싼 커다란 인식차이를 어떻게 좁혀갈 것인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