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뉴스> 광주 광산중, 사제 간의 훈훈한 정으로 월동 준비 끝!
<굿 뉴스> 광주 광산중, 사제 간의 훈훈한 정으로 월동 준비 끝!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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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어금니 깨물며 다짐해 봤을 '사제동행'. 하지만 당장 눈앞에 펼쳐진 수업준비, 생활 지도, 잔업무 등이 급한지라 이는 교사들의 마음 속에서만 메아리치고 있는 외침인 게 현실이다.
그러던 중 광주 광산중학교 교사들이 그 침묵을 깼다. 지난달 26일 찾아간 광산중은 1년동안 쌓은 사제 간의 훈훈한 정이 있기에 더 이상의 월동 준비가 필요 없을 듯 보였다.
"다른 학교는 사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우리 학교는 급식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32학급에 1034명 재적. 규모로만 따지면 광주시에서 가장 큰 학교다. 그런데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데다 편부모 또는 조부모와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아 전교생 중 20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무료 급식 혜택을 받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랄수록 교사들이 더욱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올해 초 전교사가 일부러 가정방문을 실시했어요. 상황을 알아야 학생들을 도울 방법도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박웅규 교장을 비롯해 교사 모두가 동참하는 '교직원 장학회'가 탄생했다. 이 장학회는 성적 우수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생활이 힘들더라도 참되고 굳건한 자세로 학교 생활에 모범이 되며 어려움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입니다." 광산중학교는 한 학기 9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매달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광주 광산중 '교직원 장학회' 운영
"어려운 생활 속에서 굳게 자라는 제자들을 위해"


이 장학금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은 전 교직원들의 마음과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로 돕고 사는 것은 일회성이 아닙니다. 꾸준한 관계를 맺으며 마음을 나누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광산중 교사들은 매달 월급에서 조금씩 성의를 표시해 45만원씩 장학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교사들의 작은 실천은 학생들에게 감동으로 피드백 되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장학금을 마련한 선생님들의 마음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함께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살려는 모습이 역력하거든요."

이런 학생들의 모습에 힘이 나는 것은 교사들도 마찬가지. 정규철 교감은 "광산중은 신규 임용자들이 많이 와요. 처음에 무엇을 보고 배우느냐는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하죠. 그들이 이후 학교를 옮기더라도 이같은 인정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라며 사제동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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