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양형일] “호남이 이제 새정치 주체돼야”
[릴레이 인터뷰-양형일] “호남이 이제 새정치 주체돼야”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3.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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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일 광주정경문화연구원장
   
양형일 원장은 이제 정치에 입문한지 갓 1개월이 넘은 정치신인이지만 전직 대학 총장출신이라는 ‘지명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그 누구보다 바쁜 정치행보를 밟고 있다.

양 원장은 일찌감치 열린우리당 ‘영입인사’로 낙점 돼 현재 중앙위원과 교육특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구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내년 총선준비에 여념이 없다.

양 원장은 중앙당에서 지역구 의석의 30%를 영입인사 몫으로 배려한 것에 대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불가피한 조캇라고 해명하고 “개인적으로는 페어플레이만 보장된다면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지난 27일 양 원장의 사무실을 찾아 17대 총선에 임하는 입장을 들어봤다.
다음은 양 원장과 일문일답.

“특정캠프 ‘전국구 내정’ ‘본선경쟁력 없다’ 음해 개탄”
“민주당 시도의원·단체장 상당수 12월초 입당”


- 정치에 입문한 동기는.
▲ 하나는 개인적 소신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라고 적극 추천해준 주변의 권유가 있어서다. 현재 한국사회의 당면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치가 걸림돌이다. 한국정치를 이대로 두면 더 이상 발전이 없다. 실사구시 차원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 1개월 남짓 정치인 활동을 하면서 체감한 정치현실은.
▲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고 너무 부패해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거움을 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포기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무거움을 덜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 이번 총선의 의미를 무엇이라고 보나.
▲ 전국적 차원에서 보면 지역구도 타파와 부패정치 종식 그리고 정치의 생산성 회복으로 정리할 수 있다. 17대 총선이 이 같은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면 한국사회는 또 다시 답보상태에 빠질 것이다.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 호남지역이 새 정치의 주체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동안 호남은 한국정치의 역동적 세력으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새로운 정치를 위한 역동적인 힘을 창출해 내야 한다. 17대 총선은 그 기회다.

- 상층 여론주도층에는 강세를 보이지만 바닥 지지층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 그 지적에 일부 동의한다.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 그렇다.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는 있었지만 유권자와 지역별·계층별로 접촉하는 것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17대 총선의 의미를 성찰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정치의 변화를 위해 인물교체가 이미 시작됐고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는 후보로서 불리한 여건은 아니라고 본다.

- 지역구 정수의 30%를 영입인사 몫으로 배려한다는데 중앙당에서 모종의 언급을 받았나.
▲ 공개하기 힘들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요구 때문에 그 같은 길을 열어놨다.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많이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지역에서 경쟁력 없는 인사들이 경선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어 참신한 인물과 유능한 인재영입이 원천봉쇄 되고 있다. 경선 여부는 영입인사의 의중도 반영되지만 중앙당의 결정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페어플레이가 된다면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 그렇지만 동원식 경선이나 본선 경쟁력을 현저히 약화시키는 네가티브 문화와 기운이 싹튼다면 재고할 것이다.

-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 혼탁·과열양상이 우려되고 있다.
▲ 올바른 선거문화와 유권자 의식 그리고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의 자세가 전제되지 않으면 역량 있고 참신한 인사가 정치의 새판을 짜는 것이 힘들다. 우리당과 민주당이 격돌하는 양상이 벌어지면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혼탁하게 선거운동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을 아끼고 지역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을 지키고 새로운 선거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 지구당 폐지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 두 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 하나는 지구당을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해 연락사무소나 대리인도 둘 수 없도록 만들어야한다. 간판만 바뀐 채 음성적으로 지구당이 온존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대선거구제로 선거구제가 개편된다면 시기적 사안에 따라 기능하는 당 위원회나 당 사무소 정도는 고려해볼 수 있다. 따라서 지구당 폐지는 선거구제 개편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행 지구당은 편법에 의해 정치자금을 동원하는 통로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폐지돼야 한다.

- 민주당 입자자 중 누가 본선에 올라 올 것으로 생각하나. 쉬운 상대를 고른다면.
▲ 개인적으로 쉬운 상대, 어려운 상대에 대한 판단이 있지만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모 선거캠프에서 ‘양형일 3대 필살 카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들어본 적이 있나.
▲ 그런 얘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특정 캠프에서 자신들의 입지강화를 위해 음해적 차원에서 떠도는 몇 가지 이야기는 들어봤다. 전국구로 내정설이나 돈이 없어서 본선경쟁력이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내년 총선 입지자 중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 우리당에 내부에서 공천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
▲ 어느 조직이나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당은 개혁적 열정이 강해 개성적 목소리도 강하다. 지금까지는 제 세력의 물리적 통합과정이었고 앞으로 화학적 결합이 남아 있다. 그 과정에서 지분이나 집단적 이해에 얽매인다면 우리당 창당 취지에 맞지 않는 사람이거나 조직이다. 국가사회와 민족이라는 대승적 차원의 문제를 소아적 이해관계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

- 총장 재직시 학내문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한다면.
▲ 구 재단이 무너지는 과도기적 상황을 거치면서 야기된 이해의 충돌이 총장선거에서 표출된 것으로 본다. 총장 임기를 마치기 전에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는 등 원만하게 해결됐다. 사립학교법 위반에 대해서도 검찰조사에서 분명하게 ‘혐의 없음’이 인정된 바 있다.

- 박광태 시장 문제로 광주가 시끄럽다.
▲ 지역의 리더십이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된 것은 박 시장이나 지역사회에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박 시장의 진퇴문제를 둘러싸고 갑론을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법적 판단을 두고볼 필요가 있다.

- 박 시장의 입당 설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 박 시장의 입당설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 다만 민주당 시도의원 상당수와 단체장 일부가 12월 초순 탈당해 우리당에 입당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시도통합과 도청이전에 대한 입장과 동구의 최대현안을 밝혀달라.
▲ 시도통합은 시대적 추이에 맞을 뿐 아니라 우리지역의 제반 현실을 감안할 때 대단히 필요한 문제다. 권역별·광역권의 개발이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시도통합이 이뤄지는 것이 제반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하지만 광주·전남만의 통합을 추진하는데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도청이전 문제는 더 늦어지기 전에 현재 기 계획된 안들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광주와 전남 그리고 동구를 포함해 모두가 공감하는 발전적 비전을 제시하는 방향에서 재검토 되야 한다.

동구의 최대현안은 광주시 5개구 중 개발력이 가장 취약하다는 점이다. 타지역은 인구성장, 상권 등 경제력의 성장세가 붙고 있지만 동구는 슬램화 돼가고 있다. 구 차원의 해결노력도 중요하지만 시의 발전계획과 정부차원의 개발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 선거구 획정문제와 관련, 동구도 조정대상에 포함된 걸로 알고 있다.
▲ 동구 인구가 적어 주변 구의 일부를 분리해서 합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각에서 인구 10만∼30만명 상하한선에 10%의 편차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헌법정신과 주권평등에 크게 위배된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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