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구해우]“정치권력 교체돼야 한반도 변화”
[릴레이 인터뷰-구해우]“정치권력 교체돼야 한반도 변화”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3.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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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우 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

   
‘햇볕정책의 젊은 기수’와 ‘남북경협 전문갗를 자처하며 광주 정치1번지인 동구에서 민주당 경선 출사표를 던진 구해우 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를 지난 25일 ‘시민의 소리’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 대표는 남북경협 전문가답게 ‘북한·통일·한반도 문제’를 화두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구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과도기적 격변기에 있는 한국사회의 주요과제로 ‘남북경협’을 지렛대로 한 ‘한반도 문제 해결’과 ‘새 정치 주체들의 새로운 정치지형 창출’을 제시하며 ‘정치권력의 변화와 교체’를 웅변했다.

구 대표는 SK텔레콤 남북경협 담당 자문역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편집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민주당 신진정치 그룹 모임인 ‘새물결연대’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구 대표와 일문일답.

“선거법 현역의원 중심…돈은 묶고 입은 풀어야”
“광주·전남갈등 ‘빵덩어리’ 키워나갈 전략으로 풀어야”


- 총선출마 동기가 있다면.
▲ 개인적으로 2000년 6·15 남북정당회담 이후 한반도 문제는 북한문제 해결을 통한 평화통일의 달성이라고 판단했다. 평화문제의 핵심은 남북경협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남북경협이 진전되기를 바랐는데 북핵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변화 없이 한반도 변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번째로 한국사회는 과도적 격변기에 놓여있다. 이번 총선은 새정치 주체들이 한국정치의 지형을 새롭게 형성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조건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 총선에 출마했다.

- 정치 초년생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 아직까지 한국정치는 현역의원과 지구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제도화 돼 있다. 정치 초년생들에게는 최소한의 자기 홍보수단마저 닫혀 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돈은 묶고 입은 풀어줘야 한다. 그런데 돈은 묶지 못하면서 입은 묶여있는 기형적인 선거제도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금전문제에 관해서는 학생운동 시절의 지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아직까지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 민주당 위기론이 회자되고 있다. 위기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외부적으로 분당을 거치면서 평화애호세력이 분열됐다. 내부적으로는 분열이후 당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정책과 정치활동의 중심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 한국사회에서 민주당의 역할이 아직 남아있다고 보는가.
▲ 민주당은 우리나라 야당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했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당의 노선을 역사적으로 실천하면서 축적·발전시켜왔다. 생산적 복지를 도입하고 햇볕정책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를 선도적으로 제기했다. 민주당이 쇄신과정에서 잠재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향후 한국정치의 중심으로 바로 설 수 있다.

- 민주당 쇄신의 장애요인과 쇄신을 위해 적합한 당의 얼굴을 밝힌다면.
▲ 쇄신은 두 가지 방향에서 전개돼야 한다. 첫 번째는 인적쇄신이다. 구태정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과 노선이 갈팡질팡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분명히 해서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 이는 정치개혁을 위한 치열한 실천과정과 연동돼야 한다. 또 민주당의 위기수습을 위해서는 추미애 의원과 조순형 의원이 상호보완적으로 당 내분과 위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 한나라당과 공조해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광주시민들의 비판과 분노를 지켜봤다. 하지만 특검공조 만으로 이 같은 비판과 불신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 분당이후 기득권 유지에 연연하는 등 구태정치의 반복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한나라당과 공조를 하니까 비판이 고조된 것이다.

- 새물결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지금도 민주당 내부에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이 있다. 이들이 정치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연대를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모임을 결성했다.

- 이번 총선의 의미에 대해 말해달라.
▲ 내년 총선은 세대교체라는 측면도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낡은 리더십이 극복되고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새로운 리더십의 총선 승리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새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는 세력들이 분열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새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한 주체의 준비가 부족한 측면도 있다. 노 대통령이 새 리더십을 모색하고 새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영의 미숙함과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새 정치 세력의 준비부족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 국정혼란과 관련 ‘386’참모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 우선 ‘386’이라는 개념에 비판적이다. ‘80년대 세대’라는 용어가 적절한 것 같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수면위로 부상한 ‘386’정치그룹은 독선적이고 미숙할 뿐 아니라 파벌적 요소가 짙어 부정적 방향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80년대 세대의 역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3김정캄가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정치지형과 리더십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문제에 대한 견해는.
▲ 의원정수 문제는 일시적 여론이 아닌 국가의 중장기적 이익 실현과 국민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필요한 숫자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타당성 있는 방향에서 결정해야 한다.

- 지구당 폐지는 바람직한 것인가.
▲ 지구당 문제는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선거구제와 연동해서 검토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구당이 고비용 정치의 원천으로 지목돼 폐지여론이 높다. 하지만 무조건 폐지가 아닌 정당정치의 올바른 양태와 한국정치의 현실을 감안하면서 존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단기적 여론을 따라 정책이 결정되면 번복될 수 있는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 시도통합과 도청이전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면.
▲ 광주와 전남은 근본적으로 먹고 살 ‘빵 덩어리’가 적다. 그것을 쪼개 먹으려다 보니 감정적 충돌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광주와 전남 그리고 호남의 ‘빵 덩어리’를 어떻게 키워갈 것이냐를 고려하면서 지역현안을 바라봐야 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화수도론과 관련해서도 내용적으로 중장기 발전전략을 세우고 형식적으로는 문화관광부 청사를 광주로 이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문광부 청사가 이전되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광주와 전남이 함께 발전전략을 세워야 한다. ‘빵 덩어리’를 키운다면 도청이전 문제의 해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박광태 시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시민사회의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기 전에 유죄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내가 당사자라면 깨끗이 물라나겠다. 정치권 전반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가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 이라크 파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전투병 파병은 안되지만 재건복구 등 인도적 차원의 비전투병 파병은 고려해 볼만하다. 노무현 정부가 북핵문제에 연계해서 이라크파병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공조’도 중요하지만 ‘민족공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남북공조 특히 남북경협에 대해 고민이 없는 것 같다. 남북경협이 무산되면 북한내의 강경파가 득세해 미국 매파와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민주당의 공천방식에 대한 불만은 없나.
▲ 당 쇄신의 핵심은 인적쇄신이다. 이를 위해 합리적인 공천방식과 절차가 필요하다. 상향식 공천만 민주적이라는 발상은 재고돼야 한다. 기본적인 방향에서 필요하지만 정당의 기능과 역할을 위해서는 실력 있는 전문가와 인재가 영입돼야 한다. 상향식 공천만 고집하다가는 각계인사의 영입이 힘들다.

전당원 경선과 국민참여 경선은 현역위원장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유권자의 1%로 경선을 하게되면 돈경선·조직경선이 판을 치게 된다. 개혁적인 지도부가 선출되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 공정한 경선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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