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뒤집어 보기> 외국인 노동자의 인력과 인권
<신문 뒤집어 보기> 외국인 노동자의 인력과 인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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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집중단속 관련 보도 (11월 셋째주)

대상: 광주매일, 광주일보, 광주타임스, 무등일보, 전남매일, 전남일보, 호남신문
기간: 11월 13일~11월 19일


내년 8월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을 앞두고 정부가 지난 15일 외국인들의 자진출국 기간이 끝남에 따라 17일부터 국내에 남아있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잠적.작업장 이탈이 이어지면서 광주 하남공단 중소업체와 전남지역의 소규모제조업체들은 ‘인력난’을 하소연하는 등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같은 상황인데 이 지역신문들의 보도태도는 몇몇 신문을 제외하고는 단순보도하는 등 안일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우선 무등일보가 17일부터 1면 머릿기사에 <중기 인력난 “어찌하리오”>를 뽑고 ‘긴급점검 불법체류자 강제출국’이라는 기획시리즈를 마련 세 차례에 걸쳐 불법체류 외국인 실태 및 파장, 애환, 대책 등을 보도한 게 눈에 띈다.

광주매일 18일 15면 <중기 인력 못 구해 ‘발동동’>, 3면 <외국인 노동자 단속과 인력난>, 광주일보는 14일 사회면에 <‘쫓기는 코리안 드림’>이라는 제목을 뽑고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미 우리의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크다. 불법체류자를 단계적으로 양성화하거나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고용방식을 국내인과 동일시하는 노동허가제를 실시해야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 기사에 이어 <“2년 6개월치 한 푼 못 받아”>라는 제목으로 60대 중국동포부부의 억울한 사연을 실어 눈길을 끈다.

전남일보도 14일 19면 <잇단 잠적에 막막-업체 “숙련공으로 키웠는데…”인력난 현실화…가동차질 우려>에서 외국인 노동자 단속 앞둔 하남산단의 표정을 실었다.

호남신문 15일자 관련 사설 <쓸만한 일손 쫓겨난 지역 산단>에서는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고용안정 특별지원 등과 같은 지역현실에 맞는 독자적 해소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할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광주타임스의 경우 18일자 9면 <중기 불법체류자 단속 6개월 유예>라는 제목을 뽑고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불법체류자 단속에 따른 공단내 기업들의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하며 인력난에 대해 타 신문들과는 다른 진단을 하고있다. 이 신문은 이어 19일 사설 <불법체류자 옥석 가려 단속해야>에서도 같은 논조를 보이고 있다.

전남매일의 경우 정부의 합동단속 방침과 일정만을 그대로 전하고 있을 뿐이다.

18일‘태국인 연수생 작업 중 안전사고로 숨진 사건’도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집중단속과 맞물려 소홀히 다룰 내용이 아닌데도 대부분이 신문들이 다루지 않았다. 전남일보는 19일자 사회면에 <공장서 금형작업 중 태국인 근로자 숨져>라는 제목으로 단신처리했고, 무등일보가 같은날 사회면에 <죽음으로 끝난 ‘코리안드림’>이라는 제하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산업연수생들의 처지를 자세하게 보도한 정도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지역신문 대부분은 보도의 중심을 지역내 중소제조기업의 인력난에만 두고 있을 뿐 사회적으로 심각한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과 강제 출국에 따른 문제점을 분석하는 데는 무심했다. 소수인 외국인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인권은 몰라라하며 우리들의 이해만을 우선시하는 보도태도를 보며 씁쓸하다. 또한 ‘재외동포법’개정을 둘러싼 논쟁 등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이루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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