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광주 입성 통해 본 할인점 현황
'까르푸' 광주 입성 통해 본 할인점 현황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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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할인업체인 까르푸가 6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광주에 입성하게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던만큼 더욱 광주에 욕심이 생겼다"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까르푸는 적지않은 손실과 사업차질을 빚으면서도 광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까르푸는 서구 광천동과 치평동에 1·2호점 개발을 추진했다가 교통영향평가 심의에서 100억원의 교통개선비용이 청구, 개장을 포기했다. 이후 남구 방림동에 3천여평의 부지를 매입, 방림점 신축을 위해 3차례 교통영향평가를 요청했으나 매번 교통체계개선 등의 이유로 부결 처리됐다.

그러던 중 최근 폐업을 선언한 나산클레프 자리에 까르푸가 '주인 교체'를 선언했다. 말 그대로 할인점 용도도, 건물도 변함없이 주인만 바뀔 뿐이다. 따라서 까르푸 광주 입성의 최대 장애물이었던 교통영향평가에서도 지난 23일 무난히 통과했다.

할인점 막을 길 없는 광주 25곳 영업 중

현재 광주지역의 할인점은 까르푸까지 모두 25곳. 영업면적이 2천평 이상(롯데백화점 1/4 정도)인 곳만 해도 총 8곳이며, 입점과 동시에 최대 규모를 자랑할 까르푸는 인근에 위치한 현대백화점과 비슷한 영업면적을 갖고 있다. 까르푸 관계자는 "인구 10만명당 할인점 1개 수용이 가능한 상태에서 광주는 아직 희망적이다"고 입성 배경을 밝혔다.

할인점들은 공통적으로 지방을 선호하는 편이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 1층 평면공간에 대형매장을 지을 수 있고, 평지에 주차장까지 마련할 수 있어 할인점의 생명인 주차여건도 쉽게 해결된다. 또, 문화·쇼핑공간이 부족한 지방 소비자들을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지역은 여러 할인점의 입점 타켓이 되고 있으며, 이미 지역간 불균형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일부 할인점들은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소비자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할인점들은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물가를 안정시켰다는 순기능에 큰 점수를 받고 있다. 이른바 '신유통' 대세 물결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스템 변화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그 직격탄이 바로 지역 영세상인들에게 미치고 있기 때문.
지역 상인들은 할인점 뿐만 아니라 골목마다 체인형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더욱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관심을 쏟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직격탄 맞는 영세상인 "이젠 문닫을 판"

하지만 아직 광주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96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나산클레프, 박마트 등 할인점이 4곳이었던 97년에 비해 현재 할인점 현황이 크게 달라졌으나 광주시는 여전히 '교통영향평가'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최대 규모의 외국업계인 까르푸도 교통영향평가만 비껴가면 아무런 제재없이 목표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정부가 중소유통업의 혁신을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다른 시도는 이미 할인점 입점에 맞서고 있다. 충북도청은 '할인점은 인구 15만명당 1개 점포가 적정하다'는 공문을 발송했는가 하면, 강원 춘천, 강릉, 원주 등에서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땅값이 싸 할인점들이 주로 생기는 준(準)공업지역에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점이 들어설 수 없도록 조례를 개정했고,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대전 역시 4월 각 할인점들에 현지 법인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기도 했다. 또, 재래시장을 통한 지역특산품 유통 구조 마련 등 지역친화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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