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개혁바람’ 불까
다시 ‘개혁바람’ 불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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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통령 선거이후 줄곧 민주당 주변에서 회자되던 ‘분당 밑그림’이 마침내 현실정치 영역에서 ‘신당 그림’으로 완성됐다.
민주당 탈당파 37명과 한나라당 탈당파 5명 등 국회의원 42명은 20일 ‘국민참여통합신당’(이하 통합신당)을 당명으로 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원내 세 번째 정당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통합신당이 제3당에 만족할 태세가 아니어서 민주당은 벌써부터 집안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는 등 양당간의 세 대결을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민주당-통합신당-자민련의 ‘신 4당체제’로 재편된 정치권도 내년 총선까지는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부풀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상당기간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19명 가운데 ‘신당행 열차’에 몸을 실은 의원은 정동채(광주 서구) 김태홍(광주 북을) 천용택(강진·완도) 의원 등 현재까지 3명에 불과하다.

당초 신당파로 분류됐던 이낙연(함평·영광) 김효석(담양·곡성·장성), 이정일(해남·진도) 의원은 입장표명을 유보한 채 추석이후 지역구 민심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노-정 후보단일화’를 요구했던 김경천(광주 동구) 박상천(고흥) 의원 등은 ‘정통모임’을 결성, 일찌감치 ‘민주당 사수’쪽으로 입장을 정했었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 19명 중 3명 신당행
잔류·관망파 민심추이 지켜보며 당락 저울질
개혁성 무장 땐 진보-신진세력 돌풍 가능성도


여기에 한화갑(무안·신안) 김옥두(장흥·영암) 김충조(여수) 김경재(순천) 김홍일(목포) 배기운(나주) 의원 등 범 동교동계로 분류된 의원들도 19일 ‘백의종군론’을 앞세워 ‘민주당 사수’의 대열에 합류했다.

통합모임에 참여했던 김상현(광주 북갑) 강운태(광주 남) 전갑길(광주 광산) 박주선(화순·보성) 정철기(광양·구례) 의원의 경우 당분간 정치적 선택을 유보하고 ‘민주당’ 틀 안에서 향후 정국의 흐름과 지역구 민심의 흐름을 지켜보며 향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분당’과 ‘통합신당 창당’에 대한 지역민심의 향배가 아직까지는 부정적 측면이 우세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민주당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선까지는 약 7개월의 기간이 남은 만큼 향후 정치일정 속에서 민심과 여론이 요동칠 경우 언제라도 ‘통합신당 우위’의 역전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는 잔류파와 관망파 대부분 의원들이 ‘정치개혁’이라는 명분보다 ‘총선 당락 여부’를 기준으로 민주당과 통합신당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구 주류도 싫지만 신당파도 마뜩찮다’는 지역사회의 일반적인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의외로 무소속과 신진정치세력의 돌풍이 예상돼 기존 정치인을 상당히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은 큰 틀에서 민주당과 통합신당의 싸움이 되겠지만 개혁적인 후보가 출마한다면 의외로 무소속 돌풍이 거세게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주장, 이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르면 결국 내년 총선은 ‘민주당이냐 통합신당이냐’ 하는 외피가 선거의 주요변수가 아니라 ‘개혁성의 여부’가 당락을 가르는 주요한 선택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과반수 확보 저지’라는 전략적 구호가 다시 힘을 얻는다면 호남 표심은 ‘될 성싶은 정치세력을 몰아주자’는 논리로 급속한 ‘표 쏠림 현상’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내년 총선은 ‘민주당-통합신당’을 축으로 한 기성 정치세력과 ‘진보정치-무소속’을 다른 축으로 하는 신진 정치세력 간의 중층적 대결구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대결구도 속에서 진보-신진정치 세력이 얼마만큼 선전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향후 지역정치 지형의 변화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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