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광주국제영화제는 1인 프로그래머의 실험무대가 아니다”
<반론> “광주국제영화제는 1인 프로그래머의 실험무대가 아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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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7호 4면에 실린 제 3회 광주국제 영화제 임재철 프로그래머의 인터뷰 글을 읽고 바로 잡기 위해 글을 쓴다. 임재철 프로그래머는 "영화상영만큼은 내 고유권한이다. 그런데 지역대학교수들이 왜 영화 선정권을 갖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정말 독선적인 발언이다. 우리는 분명 임명된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이다. 금년 7월에 새로운 조직이 구성되기 전까지 5인(박형균, 차두옥, 복한모, 임종수, 염정호)의 기획위원회가 영화제의 모든 기획을 담당했는데 이때 분명히 아시아 문화 교류차원에서 2회 때부터 거론(당시 상임조직위원단에서 주장)되었던 아시아 영화 섹션을 특별상영으로 하고 복한모 교수와 필자가 프로그래머를 맡기로 결정하였다. 이 결정으로 복교수는 일본과 중국을 필자는 한국과 기타 아시아 지역을 맡아서 작품을 선정하였다 그런데 임재철은 마치 혼자서 프로그램을 맡은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우리는 1회 때부터 주머니를 털어 식비를 감당하면서 밤늦도록 영화제를 위한 회의를 할 때 임재철은 관련자 회의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2회 때에도 필자는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를 복교수는 일본영화 프로그래머 역할을 했다 물론 이것도 집행위원회의 결정 사항이었다. 이때도 임재철은 프로그래머를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우리 집행위원회에서는 1회의 예를 들면서 너무 편협된 개인 취향의 작품만 선정하면 안된다는 이유로 임재철을 교체 할 것을 주장했지만 임재철 본인의 주장과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무국장 염종호의 밀어붙이기 식으로 결국 2회와 3회까지 프로그래머를 맡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너무 어려운 작품만 선정하였다는 1회 때의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2회 때는 일본 니카츠 3류 포르노 영화를 시리즈로 상영하였지만 관객들의 빈축만 샀다. 이때 관객이 없어 광주극장의 넓은 1층은 출입통제하고 좁은 2층에서 관람하게 했다. 결국 2회도 영화제의 중요한 성공요소인 관객동원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번 3회 역시 일본 니카츠 액션 영화를 통채로 들여와 상영하였지만 1960년∼1970년대 흥행을 목적으로 제작된 낡은 상업영화에 관객들은 또다시 외면했다. (편당 약 15명 관람) 결국 10일 동안 입장객 기준으로 약 19,000여명의 저조한 영화제라는 치욕을 기록했다. 광주영화제는 그의 실험적 무대가 아니다. 1회부터 3회까지의 관객동원 실패의 책임을 져야한다. 우리는 더 이상 그의 개인 영화제를 허락하지 않는다.(이름있는 한 평론가는 광주영화제를 위해 임재철 프로그래머가 그만 두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착각과 횡포는 극에 달했다 영화제 공식 도록에 아시아 섹션 작품들은 제외시켜서 문화교류기금까지 지원했던 일본관계자들을 당황시켰는가 하면, 이번 영화제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한국영화학회'의 세미나(필자의 사회로 진행)를 가이드북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다. 도록은 상임조직위원장의 지시로 다시 제작되었지만 그의 독선적인 형태를 증명하고 있다. 임재철은 필자가 8편에서 3편의 영화를 펑크냈다고 했는데 10편중 2편이다. 한편은 <이산 스페셜>이라는 태국영화인데 6롤중 1롤이 빠져있어 상영을 할 수 없었다. 필름 담당부서에서 미리 확인을 하였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또 한편은 <써클>로 미개봉 한국영화다. 섭외 때는 영화제 기간 전까지 완성하여 보내주겠다고 하였는데 갑자기 제작사 측에서 후반 작업이 늦어져 상영이 어렵다고 하여 상영이 취소되었다. 물론 영화 수급을 담당한 본인의 책임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는 이것 때문에 영화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타 영화제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상영작이 가끔 변경되기도 하지만 영화제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평하진 않는다. 광주 영화제 부진의 요인 중 가장 큰 이유는 출품 작품들이 어렵다는 평들이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임재철 프로그래머가 개인 영화제로 착각하여 독선적이고 편협된 사고로 작품들을 선정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 결코 소수의 메니아들만을 위한 영화제이어서는 안된다. 메니아와 일반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즐겁게 찾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외국영화제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부천과 전주는 2명, 부산은 4명의 프로그래머를 임명하여 권역별 또는 섹션별로 나누어 책임을 맡아 창조적이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편협된 작품 선정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전체 150여편의 작품들을 혼자서 수급한다는 것은 특히 준비기간이 짧았던 광주 영화제에서는 위험한 발상일 수밖에 없다. 내년에는 우리지역의 정서를 이해하고 넓은 식견을 갖춘 프로그래머들로 진용을 갖추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호응하고 참여하는 신나는 영화제로 탈바꿈 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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