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상무신도심-광주시 도시공간구조 뒤흔들 뜨거운 땅
3. 상무신도심-광주시 도시공간구조 뒤흔들 뜨거운 땅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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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신도심도 따지고 보면 IMF의 피해자다. 지난 95년 상무대가 이전한 뒤 본격적으로 신도심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파트단지를 제외하고는 시청 신청사 주변 업무·상업지역은 황량할 정도로 개발이 더딘 것이 그것이다. 대개 신도심 개발은 계획수립과 택지조성-건축물 건설 및 입주-분양 등 3단계를 거친다. 그러나 현재 상무신도심은 2단계에서 막혀 있다. 토지주나 건축주가 모두 있으나 개발을 해봐야 투자비를 뽑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상무신도심 개발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시청 신청사 건립공사라고 분석한다. 광주시는 지난 98년 11월 IMF체제에서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지역 건설업계와 분양이 저조한 상무신도심의 활성화를 위한다는 목적아래 사업비 1천600억원을 투입, 2002년말까지 완공하기로 하고 신청사 공사를 강행했었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말 열악한 재정난을 이유로 신청사 완공기간이 1∼2년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한 바 있다. 이로인해 시는 IMF극복을 위한 공격적 시도가 오히려 좌절되는 시련을 맛보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애초부터 상무신도심의 개발전략을 잘못 수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계획수립과 택지조성에서부터 수요를 잘못 파악했다는 것이다. 사실 상무신도심 개발전략은 초창기부터 일각에서 '과연 광주에 도시계획전문가가 있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95년 확정된 광주시 도시기본계획상의 1도심 3부심 5핵이라는 공간구조에서 상무신도심을 첨단단지, 송정지구 등과 함께 3부심으로 설정한 것이 그것이다. 도심은 기존도심이며 5핵은 백운, 금호, 우산, 하남, 본촌지구다. 문제는 상무신도심이 부도심으로서 적합하느냐는 것이다. 즉, 도시계획전문가들에 의하면 도심은 반경 10km를 중심으로 자족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상무신도심은 주변에 영산강과 공항이 가로막고 있는 감자형이며 이로인해 외곽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기존도심의 기능을 뺐어가는 형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무신도심을 부심으로 개발하려면 군사공항을 옮기고 영산강 수변개발과 함께 지금의 유덕동, 우산동이나 남평쪽으로 넓게 넓게 개발할 수 있는 구상을 갖고 시작했어야 했으나 그렇지도 못한 후과를 지금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광주의 인구는 안 늘어나고 기존 도심은 필연적으로 공동화하는 상황에서 도청이전까지 추진되면서 상무신도심은 개발이 더딘데다 앞으로 개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도심과 경쟁하게 됨으로 인해 도심공동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결과적으로 광주시 전체의 공간구조를 왜곡시키면서 교통 등 각종 도시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무신도심은 앞으로 광주시의 도시공간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진원지다. 마치 폭발직전의 휴화산같다고도 할 수 있다. 바로 올해안에 마무리될 예정으로 진행중인 광주시 도시기본계획이 그것이다. 일부 도시계획전문가들은 상무신도심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기존의 '1도심 3부심 5핵'이란 공간구조를 상무신도심을 부심에서 제외시킨 '1도심 2부심 6핵' 또는 아예 '1도심 8핵'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 상무신도심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또 소각장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날 상무소각장이 이처럼 분쟁에 휘말린 것은 집단난방과 개별난방간의 치열한 투쟁의 과정에서 개별난방의 승리로 끝난 결과다. 지금처럼 도시가스가 아닌 당초 추진했던 대로 상무소각장의 여열로 집단난방을 하게 됐다면 사실 이처럼 뜨거운 논란이 계속됐겠는지 반문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다이옥신의 위험성은 이와 별도의 문제다. 이 때문에 상무지구 주민들의 소각장 폐쇄주장은 어쩌면 당연한 생존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완공된 소각장을 어쩌란 말이냐고 강변하는 이들이 많지만 정말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라면 뭐가 중요한지는 이미 답은 나온 것이 아닌가. 그러나 상무소각장을 통해 정말 되돌아봐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다른 분쟁도 마찬가지지만 행정과 주민이 극단적으로 대립한 결과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서로 못믿는 사회, 그로인한 갈등과 대립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만약 갈등과 대립을 사회적 비용으로 계산한다면 얼마나 되겠는가. 무엇보다 갈등과 대립의 에너지를 보다 생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광주는 어떻게 됐을까. 상무신도심은 이래저래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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