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월드컵경기장 짚봉터널 '부실납품' 논란
광주 월드컵경기장 짚봉터널 '부실납품' 논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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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월드컵경기장 입구 '짚봉터널' 공사에 들어간 일부자재가 표준 배합량보다 훨씬 적게 들어간 상태로 현장에 납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같은 '부실납품 의혹'은 2001년 1월부터 7월까지 (주)동아건설과 (주)삼능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발파를 맡았던 (주)정탑건설에 '숏크리트(Shotcret)'를 납품했던 (주)성진산업(전남 화순군 화순읍) 레미콘 운전원 5명의 증언으로 제기됐다.

짚봉터널은 2002년 1월∼2003년 1월말까지 각각 상하행선(230미터, 240미터)으로 공사가 이뤄졌다. '숏크리트'는 터널공사와 교량공사 등에 사용하는 콘크리트 일종으로 터널공사에서는 발파 이후 최초로 암벽의 외부응력을 막거나 균열방지 역할을 한다.

즉 발파된 암벽이 압력에 의해 쏟아지거나 또는 금이 가지 않게 사로 맞물리게 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시멘트, 모래, 자갈, 물, 강섬유 유동화제 등의 혼합물이다.

당시 레미콘 운전원으로 자재를 직접 배합하면서 현장에 납품까지 했던 일부 운전원들은 "(주)성진산업은 레미콘 차량 1대(6루베)당 강섬유가 240㎏(강섬유 12포대)이 들어가야 하나 200㎏(10포)로 40kg를 감량, 7개월 동안 레미콘 650대 분량을 납품하면서 총 2만6천㎏(싯가 2천여만원)을 감량 한 채 납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주)성진산업 레미콘 운전자로 일하다가 해고된 고광옥(49 전남 화순군·읍)씨 외에 4명의 운전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고씨 등 당시 레미콘 차량 운전원들은 "2001년 1월 하순경 광주 염주동 월드컵 진입도로 터널 작업을 하면서부터 숏크리트에 들어간 강섬유 양이 6루베(레미콘 1대 차량 분)에 200㎏만 혼합, 2000년보다 40㎏이 줄여서 납품이 됐다"며 "당시 감량 이유에 대해 회사측은 '설계가 이렇게 돼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모(48·광주북구 두암동)씨도 "짚봉터널 납품을 하면서 야간에는 운전원들이 배합을 했는데 회사로부터 강섬유 20㎏를 10포대만 배합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당시 야간납품의 경우 품질검사는 거의 없이 암벽에 부착했다"고 주장했다.


"짚봉터널 납품 강섬유, 차량당 40㎏ 감량"
'2001년이후 총 1만4천kg을 감량 혼합했다"
당시 레미콘운전자 5명 증언.부실의혹제기
관련업체 감리단 "그런 사실이 없다" 부인


©김태성 기자
이들은 "회사에 임금민원을 제기 하던 중에 (주)성진산업이 노동기관에 제출한 '숏크리트 단가 산출 내역서'와 2001년도 '제품물량비교표', 그리고 당시 현장에서 직접 숏크리트를 배합했던 운전원들의 증언이 이같은 '감량 혼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씨는 "해고 이후 동아건설과 책임 감리를 맡았던 (주)동신기술개발에 따졌으나 '공사기간 실험결과 강도측정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면서 이상한 사람들로 취급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고씨는 "광주시 건설관리본부에 두 차례 찾아가 설계내용중 숏크리트 배합표와 총량 등의 공개를 요구했으나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사실이라면 수사기관에 고발을 하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 건설관리본부와 책임 감리를 맡았던 (주)동신기술개발측은 "당시 숏크리트에 대해 각종 품질 실험을 한 결과 모두 합격된 제품이었다"며 "만약 당시 납품자재가 불량상태였다면 공사 도중 일부 붕괴 또는 다른 안전사고가 났을 텐데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감리를 맡았던 한 관계자와 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 "숏크리트가 설령 일부 부실 납품이 됐더라도 터널구조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며 "관련회사와 관계자를 통해 당시 납품과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동아건설 현장소장 김기엽씨도 "만약 숏크리트가 부실배합 됐다면 탈탈락률이 높아 현장에서 바로 지적을 받을 수 있는데 이상이 없었다"며 "운전원들의 주장이라면 17% 강섬유를 뺐다는 것인데 이는 바로 현장에서 알 수 있을 정도의 감량"이라고 설명했다.

(주)성진산업 관계자도 "당시 강섬유를 줄여서 배합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당시 작성한 모든 관련 서류를 광주시에 제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혈세로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 입구 짚봉터널이 일부 자재가 부실납품 됐다면 광주시는 이에 대해 현장실사 등을 통한 투명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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