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의 운명 공동체 ‘대자협’
조대의 운명 공동체 ‘대자협’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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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총장 선거를 화두로 불거진 조선대 변화·발전 논의. 이는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이하 대자협)’라는 학내 의사 소통 구조의 재정비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대자협의 주요 역할은 탄생 배경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박철웅의 설립역사 왜곡, 비정상적인 학사운영, 열악한 시설, 계속되는 해직교수와 제적학생 발생은 학원 민주화 운동의 바람을 일으켰으며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수·직원·학부모가 참여해 결성된 대자협은 구체제 깃발을 내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민립대학 정신 실현…비전 제시 역할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대자협은 구체제의 복귀 음모 저지와 잘못된 과거의 청산이라는 큰 과제를 안았다.
과거청산은 교협이 중심이 된 구체제의 부정비리를 조사하고 부정재산을 환수하는 작업과 총학생회가 중심이 된 소위 어용·폭력·무능교수에 대한 처리 등 두 축으로 진행되었다. 이와 함께 행정의 투명성도 확보하게 됐다.
이런 와중 터진 이철규 학생 의문사 사건. 교육부는 이돈명 총장에게 책임 사퇴를 요구했으나 대자협이 이를 막았다.

대자협은 교양교과과정의 개편, 교수공채 제도, 자유수강제도 등 교육 민주화의 내용을 채워나가기도 했다. 민립대학의 정신으로 학교의 모습을 새롭게 하나씩 갖춰나간 것이다.
그러나 91년 정병휴 총장 이후 대자협 활동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과거청산 문제나 학내 주요 이슈들이 어느정도 해결된 상태에서 대자협은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힘이 컸던 대자협의 활동에 대해 일부 교수와 직원 사회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학생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요식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 이에 대자협은 내부 정비를 시작, 의결방식을 바꾸고 학교당국과 법인 관계자들까지 논의 구조에 포함, 대자협은 대학 주요 사업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부상하게 됐다.

학생·교수·직원 갈등이 대자협 약화 원인
권력 아닌 통합과 중재 역할로 일어서야


그러나 외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자협 내부는 이미 상당히 약화된 상태였다. 가장 큰 원인은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었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큰 반면 다른 단위는 점점 대자협의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
설상가상으로 96년 김기삼 총장이 대자협 와해 작접을 펼치면서 대자협은 유명무실해졌다. 그 한계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과 불신만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판단이다.

이로 인해 대자협 정관에는 총장 선거부터 운영을 심의할 수 있는 역할까지 명시되어 있으나 총장 선거와 관선 이사 파견을 제외하곤 대자협의 기능이 스스로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깊은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자협 기능 부활은 구성원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갈등을 없앨 수 있는 고리는 민립대학 건설 정신을 중심으로 뜻을 모으는 것 뿐이다”는 길도 제시됐다. 그러나 아직 선뜻 먼저 나서려는 주체가 없다. 일부에선 “예전처럼 학생들이 먼저 나서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럴 경우 견제해야 할 것은 학생들에 의해 학교가 좌지우지 된다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다. 결국 각 단위에 대한 불신이 대자협의 약화를 부채질 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강조되는 것이 대자협의 기능이 '끊임없는 연구, 비전 제시'지만 의결 기구가 아닌 자문기구인만큼 학교 당국 위에 또 하나의 세력으로 군림해선 안된다는 의견이다. 통합과 중재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자협의 올바른 역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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