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동창회 '이전투구' 이제 그만
조대동창회 '이전투구' 이제 그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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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는 학창시절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설레임 또는 무관심이라는 정반대의 정서로 다가온다.

지난달 말 조선대학교 동창회(회장 주기권)가 지역뉴스로 떠올랐다. 뉴스에 깔린 시각은 '간섭집단' 정도로 비쳐졌다. 이유는 오는 9월25일 실시될 조선대학교 총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권을 96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창회의 선거권 주장은 5차례 협의 끝에 한 표도 얻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민들은 왜 대학동창회가 총장선거에 선거권을 주장했는지, 과연 동창회가 모교의 총장 선거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등 의아함을 가졌다. 이에 비해 조선대학교 역사를 일정정도 이해하고 있는 일부 동문 및 지역민들은 "동창회가 선거권 요구에 앞서 '집안단속'을 통한 '사심 없는 초심'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결론은 16만 회원의 조선대총동창회는 다른 대학과 달리 조선대 총장선거에서 조선대학교 구성원으로서 '총장선거에 관한 제반 규정과 절차'에 대해 주장 할 수 있다. 이는 지난 88년 민립대학이라는 설립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교수 학생 동문 교직원 학부모로 구성된 대학자치기구인 '조선대학교 대학자치운영협의회' 정관에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의 "조선대동창회의 과도한 모교간섭에 따른 선거권 주장"이라는 시각은 민립대학으로 출발한 조선대학교의 역사성을 이해하지 못한 측면에 기인한다. 또 대학구성원들에 의한 '자치운영'이라는 가치에 대한 오해 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진적인 제도와 모델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선대 총동창회 총장선거권 주장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는 "대학운영의 한 주체로서 참여보다는 자칫 대학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빠뜨릴 수 있어 '집안단속'이 우선" 이라는 것.

사심 버리고 설립이념 구현 앞장서야
대안 없는 '대학 발목잡기'도 분열초래
88년 동창회 개혁 '초심'으로 돌아가야


'집안단속'의 의미는 지난 88년 이후 총장선거와 관선이사회 구성 때마다 불거진 특정동문들의 사심과 정치적 이해 타산으로 인해 갈등과 반목이 반복돼 왔다는 것. 따라서 조선대 총동창회에 대한 지역민들의 이미지는 '순수한 참여'보다는 '특정 이해관계'가 먼저 떠오르게 만든 것.

이 같은 연유로 지역민들은 조선대 특히 동창회에 대해 해방 이후 민중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로 쌀 한되, 깨 한되, 벽돌 한개로 건립된 설립역사, 지역의 민립대학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가치보다는 '주인 없는 대학, 분열과 갈등'로 점철된 동창회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올해 들어 조선대 총동창회는 동문간에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일부 동문들은 조선대학교의 설립에서부터 지난 60년대 4.19, 80년대 5.18, 87년 6월 항쟁, 이후 '대학자치운영' 기틀 마련이라는 지난한 발전과정에서 동문으로서 새롭게 위상과 역할을 세우지 않을 경우 내부분열로 인해 '수렁'으로 빠질 우려가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반해 현 동창회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일부동문들은 '80년대 학원자주화 투쟁세대' 동문들에 대해 '편협한 편가르기', '운동권 논리'가 아닌 대학구성원 포용과 함께 조선대 구성원으로서 모두가 함께 공유 할 새로운 비전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창회 내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들은 "조선대학교 총동창회가 지역의 민립대학으로서 지역사회내에서 갖는 역할과 남다른 역사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내부에서부터 초심으로 돌아갈 때 '대학자치'의 당당한 한 주체로서 참여 할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될 때 '조선대 총동창회= 모교이권, 분열'이 아닌 '설레임'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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