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장 광주방문 고무줄 일정 해당학교 '서운'
교육수장 광주방문 고무줄 일정 해당학교 '서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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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홍 교육부총리는 대학간 연합체계에만 관심을 갖는 것일까? 이번 광주방문이 대학중심으로 진행된 것을 두고 광주교육계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광주에서 머물고 간 윤덕홍 교육부총리 방문일정은 두 차례 수정 끝에 원래 예정했던 광주지역 한 실업고와 여수의 한 초등학교가 제외 된 가운데 광주지역 '힘있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모처럼 교육수장의 방문을 기대했던 해당학교 관계자들이 "섭섭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윤 부총리 광주방문 일정은 22일 오전까지 양 시도 교육청 업무보고 등을 듣는 초도 순시 와 당일 오후 전남대에서 열린 '지방대학혁신역량 강화방안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24일 오전 광주 자연과학고 시찰, 오후 여수시 한 초등학교 시찰 일정으로 짜여져 있었다.

원래 일정에 포함됐었던 광주 자연과학고(구 광주농고)는 93년의 역사를 지닌 호남의 대표적인 농업계 실업고교로서 이번 교육부총리 방문에 맞춰 농업교육의 현황과 전망, 과제 등을 담은 '실업 교육발전방안'에 대해 교장, 교감, 교사대표, 학부모들과 간담회까지 예정돼 있어 학교 관계자 와 교육계로부터 높은 관심이 일기도 했었다.

일정을 전해들은 광주지역 실업계 학교 관계자들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실업교육에 대한 교육수장의 입장과 교육부의 정책을 접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또 여수 소라초교는 1개 본교를 중심으로 육지 4개 분교, 섬 지역 2개 분교로 운영되면서 280여명의 학생과 교사 44명이 근무하는 전형적인 농어촌 학교로 교육수장이 소외지역 초등교육의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당초 시찰 일정은 방문 하루전인 22일 오전 교육부총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회의 참석을 이유로 돌연 취소됐으며, 예정에 없던 조선대 산학협력원 방문 일정이 23일 오후에 끼어 드는 등 대학중심으로 일정이 뒤바뀐 것..

결국 이번 윤 부총리 광주방문 일정은 양 시도교육청 업무보고 및 숙원사업 예산반영이라는 형식적인 초도순시에 이어 지역혁신체계에 따른 '지방대학 예산 따기'에 바쁜 일부 대학중심으로 이뤄져 "힘 있는 대학들이 실업고와 초등학교를 밀어낸 꼴"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원래 일정 두 차례 수정 끝에 대학중심으로
광주자연과학고· 여수 소라초교 '섭섭함' 표출
실업고 및 도서벽지학교 실상 알릴 기회 놓쳐
.

교육부총리 방문 취소에 대해 나규동 광주자연과학고 교장은 "2005년 영농학생경진대회 지원요청을 포함 실업고 현실의 어려움을 직접 전달 할 수 있는 자리였는데 시원섭섭했다"며 "일선 교사나 관리자 입장에서는 의전 준비 등 다소의 불편함 점도 없지 않았으나 이보다는 실업고 학생모집, 실험실습, 졸업생들의 시회진출시 어려움 등을 교육수장에게 알릴 기회가 없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박흥규 여수 소라초교 교장도 "방문 소식을 듣고 학교차원에서 특별하게 준비를 한 내용은 없었으나 대표적인 농어촌 초등학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줄 기회는 물론 학교 자체로서도 개교이래 처음으로 교육수장을 맞는다는 것 때문에 기대감도 있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처럼 시골의 초등학교와 광주의 농업계 실업고에서는 윤 부총리를 방문을 앞두고 나름대로 기대를 보이고 있었으나 지역혁신체계에 따른 국가예산 전폭적 지원이라는 선물을 앞두고 있는 광주지역 일부 대학들의 치마폭에 가려지면서 초등교육과 실업교육의 현장은 뒤로 물러나야 했다.

이를 두고 광주시 교육계 일부에서는 "대학들은 교육부와 수시로 접촉하면서 각종 정책들이 이 조율되지만 초등과 중등교육은 교육수장을 직접 대면 할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방문의 경우 이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어야 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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