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정개추 양분 위기
광주·전남 정개추 양분 위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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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정치개혁추진위원회(위원장 송재구·이하 광주·전남정개추)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양분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전남 정개추는 최근 조직의 진로에 대한 ‘내홍’을 거듭하다 지난 11일 개혁신당 추진 세력들이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이하 신당연대) 결성을 위한 실무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결국 파경을 맞게 됐다.

이로써 지난 6월12일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열망하며 닻을 올렸던 광주·전남 정개추는 출범 한 달만에 조직이 양분되는 등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 정개추 개혁신당 추진파들은 지난 11일 전남대학교 부근 한 음식점에서 ‘전남신당연대’ 결성을 위한 1차 준비모임을 갖고 ‘실무소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개혁신당 추진을 위한 본격 행보에 들어갔다.

전남신당연대 실무책임을 맡은 문태룡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6월29일 부산회의에서 범개혁신당추진본부(이하 범추본)와 정개추가 ‘신당연대’로 통합에 합의했었다”며 “전남신당연대의 추진은 이 같은 합의정신과 연대정신을 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혁신당추진-정치개혁운동’ 내부 시각차 커
개혁신당세력 ‘전남신당연대’ 독자 추진 강행
정개추 본류 “조직 분열 분파행동” 강력 반발


이에 대해 광주·전남 정개추의 본류가 즉각 ‘분파행동’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전남 정개추가 신당추진을 위해 엄연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고 부산회의에서 신당연대에 단일대오로 참가하기로 결정됐는데 또 다른 모임을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특히 광주·전남 정개추가 아직 ‘신당연대’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혁신당 추진파의 이 같은 독자행보는 조직의 분열을 가져오는 ‘분파행동’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6·29 부산회의’ 이후 신당연대의 틀을 짜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송재구 위원장이 광주·전남 정개추가 대표조직인데 또 다른 조직을 짤 필요가 없다고 거부했다”며 “이는 명백히 합의와 연대정신의 위배”라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또 “송 위원장이 광역단위 신당연대를 광주·전남 정개추로 대체하고 기초단위는 만들지 말자고 했다”며 “이는 광주·전남 정개추가 광역단위의 기득권을 쥐고 하향식 조직건설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광주 개혁당과 광주·전남 정개추는 이미 신당연대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다만 민주당 구주류의 힘이 강력한 광주·전남지역의 현실을 감안할 때 광범한 개혁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또 “민주당 신주류의 정동채 김태홍 의원이 광주·전남 정개추에 참여하겠다고 해 광주·전남 정개추를 협의체로 유지했다”며 “광주·전남지역에서 신당을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지난 대선 당시 ‘반칙세력’을 응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정개추가 이처럼 내부 분란 끝에 결국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데는 ‘개혁신당’을 둘러싼 시각차가 워낙 큰데 그 원인이 있다. 현재 광주·전남 정개추 내부에는 정치개혁을 위한 방법으로 ‘국민참여형 정치개혁운동’과 ‘개혁신당 추진’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혼재돼 있다. 정치개혁에 대한 총론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각론적 차이가 결국은 총선이라는 구체적인 정치흐름을 앞에 두고 분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광주·전남지역이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현실 여건상 개혁신당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광범한 개혁세력 결집을 통해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지난 대선 당시 ‘반칙’을 일삼았던 구태 정치인에 대한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섣불리 신당을 추진했을 경우 개혁세력이 분열될 가능성이 크다는 현실적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의 신당논의라는 의외의 변수도 광주·전남 정개추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반면 후자의 경우 내년 총선에 대비해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개혁신당을 만들어 대비하자는 것이다. 신당연대를 통해 현재 지지부진한 개혁신당 건설을 견인하고 막강한 기득권을 자랑하는 상대와 대적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몸집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간 정치개혁운동에서 보여진 아마추어리즘을 극복하고 당면한 총선을 개혁신당 건설을 통해 정면 돌파해 나가야 한다는 보다 공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광주·전남 정개추로 대표되는 개혁세력들이 지역적 상황이라는 ‘현실론’과 신당을 통해 총선을 돌파하자는 ‘원칙론’사이에서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지역정치의 딜레마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앞서 신당연대는 지난 6월12일 부산에서 범추본과 정개추의 통합을 선언하고 지난 7일 서울에서 공식 출범했다. 신당연대는 부산회의에서 조성래·박명광·조성호씨를 상임대표로 선임하고 광주·전남과 충청권에서 각각 1인씩을 더해 총 5명의 상임대표를 두기로 잠정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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