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공덕비라니…지금이 어느 시대냐”
“교장 공덕비라니…지금이 어느 시대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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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운 초교 정년 앞둔 교장 공덕비 건립 말썽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교정에 교장 공덕비를 세웁니까?" 광주학운 초등학교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이 8월말 정년 퇴임하는 송모 교장에 대한 공덕비 건립 추진을 두고 "구시대적인 한심한 발상"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광주 학운초교 교장 공덕비 건립사업은 오는 8월말 정년 퇴임하는 현 교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학교운영위원장 전현직 학교운영위원 학운동 동장 동 자치위원장 동창회장 학교운영위원 겸 교육위원 등 10여명을 중심으로 현재 추진 중이며 2백만원의 비용을 들여 오는 8월 중순경에 교정에 세워질 예정이다.

높이 60㎝ 폭 1m 크기인 이 공덕비는 최근 내외부로부터 말썽이 일자 '학교중흥비'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현 송모 교장의 활동내용은 뒷면에 작은 크기로 새겨 넣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시웅 학운초교 운영위원장은 "송 교장이 학교도서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학교와 마을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점을 기리기 위해서 순수한 뜻을 모아 추진하게 됐다"며 "여기저기서 왜 그렇게 남의 일을 간섭하면서 야단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 위원장은 또 "공덕비가 아니라 '학교 중흥비'로 학운초교가 발전해온 과정을 담을 것이며 송 교장의 업적은 비석 뒷면에 조그맣게 새겨 넣을 것"이라며 "송 교장도 추진위원들에게 자신의 부문에 대해서는 '정 새기려면 아주 작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밝혔다.

일부 교사 학부모 "구시대적인 한심한 발상" 비난
교육위원 동장 동창회장 등 200만원 갹출 추진 중
말썽일자 학교중흥비로..."왜 그렇게 야단들이냐"


그러나 공덕비 추진을 뒤늦게 전해들은 일부 학부모와 교사, 전교조 등은 "현 학운초교 교장은 '신지식인 시범학교'운영 때문에 일부 교사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며 "이번에 세워질 교장의 공덕비는 현 교장과 가까운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교정에 영구적으로 남을 공덕비를 세우는 중요한 사업에 대해 학교운영위원장은 전체 학부모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일부 소수 학부모와 마을 주민들이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며 "현 교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없이 특정개인을 위한 공덕비 건립에는 반대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광주시지부 한 간부도 "현 교장은 독단적인 학교운영 때문에 일선 교사들과 전교조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은 적이 있다"며 "비민주적인 교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에 대해 공덕비를 세운다면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웃음거리 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송 교장은 "추진위원들에게 '내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면서도 "교정에 공덕비 또는 학교 중흥비가 들어서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송 교장은 자신에 대한 일부의 평가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문이 있다"고 해명했다. 학운초교 '학교중흥비'를 놓고 학부모와 교사 지역주민들의 찬반논쟁이 어떻게 결론을 맺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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