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과연 지역 연고기업인가
금호, 과연 지역 연고기업인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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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을 연고로 하는 금호그룹이 최근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역의 대표기업이라고 자처하는 금호가 언제까지 이런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지난 99년 광주 월드컵 경기장 부정 입찰로 지역민의 지탄을 받았던 금호는 당시 투명한 경영으로 지역과 지역민에 봉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금호고속 운전기사 '청부폭력' 의혹과 주부 촉탁사원의 남성 직원 대체에 따른 반발 등을 살펴보면 과연 금호가 99년에 한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 또한 금호문화재단을 창구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월간으로 발행해왔던 <금호문화> 를 최근 격월간으로 돌린 것도 말로만 지역을 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시민의 소리'는 "금호산업 고속 사업부에서 회사측의 부당한 징계에 반발하는 운전기사를 동료직원으로 하여금 청부 테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의 소리는 이어 "금호고속측에서는 이 사건이 '상사에게 잘 보이려는 한 직원의 과잉충성에서 비롯 된 것'이라며 개인간의 문제로 축소하거나 관계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한 회사 간부의 자금지원 등 회사의 개입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실이 드러나 앞으로 결과가 주목된다."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시민의 소리 기사를 꼼꼼히 살펴보면 금호고속측이 적극적인 의사는 아니었더라도 소극적이나마 회사측에 쓴 소리를 한 운전기사에 대해 뭔가 응징하고자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해석될 수 있는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의 10대 그룹에 드는 금호가 힘 없는 한 노동자에 대해 이런 행태 밖에 보일 수 없는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3월 27일자 한겨레신문은 "금호산업 타이어 사업부와 노조가 주부 촉탁사원을 남성 정규직 노동자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지역 여성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백번을 양보해 주부사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에서 또다시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금호측의 보다 신중한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 여기에 예향이라고는 하지만 문화적 토양이 척박한 광주지역에서 나름대로 문화발전에 기여해온 <금호문화>가 월간에서 격월간으로 축소되고 지역민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오던 동명동 금호문화회관이 폐쇄된 것은 큰 실망감을 주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경영난이 원인이었다는 말이 들리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지난 1월 서울에 클래식 음악 전용 홀인 금호 아트홀을 개관한 것과 비교하면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기때문이다. 금호문화재단은 금호 아트홀 개관 이전에도 서울에 금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실내악단을 창립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이같은 문화에 대한 배려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지역을 연고로 하는 금호가 지역은 도외시한 채 중앙에만 집중한다는데서 지역 문화계 인사들 사이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광주매일 김선출 부장은 dk21 에 기고한 글을 통해 "광주전남 지역을 모태로 성장한 대기업이고 문화재단 역시 광주에서 출발해 그 뿌리가 확연한데도 고향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인색한 것은 아닌지 지역민으로서 서운함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스통자도 그 점에 있어서 금호그룹이 정말 지역을 모태로 한 기업인지 묻고 싶다. 사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금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줬다. 멀리 갈 것 없이 광주고속 시절에 지역민들은 중앙고속을 외면하고 줄을 서서 광주고속을 탈 정도로 금호에 대한 애정을 과시해왔다. 이처럼 지역과 지역민의 수혜를 받아온 금호지만 앞서 언급된 문제점 외에도 우치공원 2단계 사업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서 볼 수 있듯이 지역민의 금호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생각이다. 최근 기업은 이윤 추구라는 본래적 활동 외에도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명제에 충실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지역 연고 기업을 자처하는 금호는 너무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끝으로 지역의 연고기업이자 지역의 대표기업을 자처하는 금호그룹에게 감히 당부하고자 한다. 지역 대표기업을 자처하기에 앞서 그리고 지역으로부터 과실을 따가는데 급급하기에 앞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정직하게 봉사하고 중앙 보다는 지역문화 창달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2001. 3. 28 <뉴스통 정기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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