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협간부는 욕설 뱉어도 됩니까"
[기고]"농협간부는 욕설 뱉어도 됩니까"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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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간부

'농협개혁'비아냥에 찻잔 던지자 "어떤 ××야"

6월 11일 오전 11시.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 앞에서 광주전남 농민연대(준)차원의 '협동조합 개혁 선포식'이 농민조합원 40여명이 모여 열렸다. 선포식 이후 대표단은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에 '협동조합 개혁안'을 전달하기 위해 들어갔다.

손님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은 오래된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풍습이자 기본적인 예의였다. 그러나 이날 농협지역본부 고위 간부가 보여준 비상식적인 행태는 우리의 상식을 한꺼번에 무너 뜨린 '막무가내형'이었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이 간부는 어딘가와 전화통화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통화이후 첫마디. '왜 확성기를 틀어놓고 시끄럽게 하느냐'가 귓전을 때렸다. 이에 농민연대 집행위원장이 우스개 소리로 '그러면 더 크게 틀어드릴까요' 하니까 그는 '더 크게 틀어봐라. 경찰서에 신고해 버릴 테니까' 등 어처구니 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그는 또 '농협 중앙회에서 알아서 개혁을 잘 하고있는데 왜 농민들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 당신들이 나선다고 될 줄 아느냐'며 망발을 늘어놨다. 대표단은 곧바로 '농협이 어떻게 생겼고 누구 때문에 이렇게 발전했는데 그런 소리를 하느냐. 농협개혁 한다한다 해놓고 지금 해 놓은게 뭐가 있느냐'고 농민단체 간부들에게 비아냥 거렸다. 결국 분을 못이긴 농민대표 한명이 찻잔을 던져 버렸다.

이때부터 농협간부의 언행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쌍놈의 ××. ×××'라는 욕설이 쏟아 졌다. 끝내 부본부장은 '요구안을 접수하지 말아'라는 분풀이 지시까지 내렸다. 이에 격분한 농민단체 한 간부가 거세게 항의하자 부본부장은 '저 자식 어떤 ××야', '녹음기 가져와서 녹음해', '사진찍어'라는 지시를 하기에 이른다.

장말 어이가 없었다. 그는 농민이 잠시 격분하여 찻잔을 던지는 사안에 대해서만 계속해서 지적하며 급기야 '농민운동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말까지 내 뱉았다. 어쩔수 없이 농협개혁은 농민이 나서야 되는 문제임을 실감케 한 장면이었다. 농협은 스스로 개혁을 하겠다면서 자세와 태도는 개혁과 나무나 먼 모습이었다. 언제까지 농협이 농민위에 군림 할려는지 답답한 오후였다.

/전국농민회 광주전남연맹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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