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광주 문화 개념 정리
끝나지 않은 광주 문화 개념 정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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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가 언급되면서 문화수도 논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개념과 가치 정립에 머물러 있던 이 논의는 5월 18일 이후 복합적 기능과 더불어 아시아 문화 메카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전략 모색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렇다고 6개월 동안 진행됐던 가치 정립에 대한 논의를 무시할 순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 중심 도시의 형태를 만들어가면서 이 논의 또한 발전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주장.

김경주 교수(동신대·민예총 회장)는 "문화는 지역 정신적 자존심이지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문화수도를 계기로 광주 정신이 되살아나야 한다"며 개념과 가치 통합 정의 없인 어떤 것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개념 정리 논란은 그만 하자는 광주시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여론은 많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문화연대 김하림 대표(조선대 교수)도 김교수 입장에 맞장구를 쳤다. "여러 의견이 모아지면 그것은 1+1보다 훨씬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젠 아시아 문화 메카라는 의미를 염두해 두고 이 논의가 보다 넓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아시아 메카는 다른 도시의 문화 코드를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아시아적 관점으로 확대 논의 필요
자기 반성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이처럼 문화 중심 도시로서의 개념 정리와 함께 광주는 자기 반성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재철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장은 "그동안 문화를 향상시키지 못한 것은 방법이나 큰 그림을 그릴 줄 몰라서가 아니었다"며 "지역 혁신 체제 방안이 많았음에도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해 광주 문화가 제자리 걸음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묻혀 있는 문화 자원들을 대중 속으로 끌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현재 존재하고 있는 호남문화연구소나 민속 박물관 등이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체제를 또 만드는 것은 낭비라는 것이 김실장의 이야기다.

광주는 자기 반성이 우선되어야 점에선 정근식 교수(전남대)도 찬성하고 있다. "문화수도, 문화 중심 도시 논의에 앞서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이 충분히 문화 수도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아시아 문화를 어떻게 선도적으로 이끌 것인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지금처럼 "오로지 광주문화, 호남문화만 쫓다가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또, "예술 중심으로 문화를 사고하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안에서 열면 밖은 보다 쉽게 열리기 마련. 광주에서 열린 사고로 문화 개념 정리를 하면 광주가 공공성을 안고 아시아 문화 메카로 자리잡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조경만 교수(목포대)는 "퐁피두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우리 스스로 아시아에 맞는 문화를 찾아야 하며 광주에서부터 지혜가 모아지면 이 사업은 국가가 이끌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아시아가 광주에게 던져 준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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