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이름만 조간'- 낙종 오보 행진
전남일보 '이름만 조간'- 낙종 오보 행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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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조간' 전남일보 오후 7시 제작마감...정주영 부음기사 못실어/ 재인쇄 비용부담 조간신문들 '26일 개각보도' 개판없이 무더기 낙종/ 월요일자 신문 '시도분열 획책 5적'중 한명 약속이나 한듯 이름 바꿔써/ 낙종.오보행진...광주지방지 어디로 가나// 요즘 광주지역 신문들 왜 이럴까. 신문 펼쳐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낙종과 오보가 잇따르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음기사와 개각 예정기사를 놓치는가 하면 이름을 뒤바꾸는 무더기 오보로 독자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기자들 내부에서조차 "이래 가지고 어떻게…. 낯부끄럽다"는 자조섞인 푸념도 터져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신문의 이같은 무더기 낙종 및 오보행진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제작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붕괴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주영회장 부음기사 낙종-전남일보> 지난 22일 아침 '조간' 전남일보를 받아본 독자들은 어리둥절했다. 전날 밤부터 크게 보도된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음기사를 단 한줄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TV가 속보와 특집방송을 내보내고 중앙지가 1면부터 떠들어대는 와중에서도 전남일보만큼은 말 그대로 '조용한 아침의 신문'이었다. 정회장이 타계한 때는 지난 21일 밤 10시 5분께. 더욱이 정회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은 이전부터 뉴스를 타고 있었다. 정상적인 제작환경이라면 뉴스밸류를 오판하지 않는 이상 일부러 놓치고 싶어도 놓칠 수 없는 큰 뉴스였던 것이다. 그러나 전남일보는 제작여건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현재 석간에서 조간으로 전환한 전남일보의 제작마감시간은 오후 7시 언저리. 이후에는 동아일보를 대쇄해야하는 탓에 전날밤에 발생하는 대형뉴스는 알고도 낙종할 수 밖에 없는 '말뿐인 조간' 신세다. <개각시점 무더기 낙종-전남일보, 호남신문, 전남매일> 11개부처 장관이 교체된 지난 26일, 광주지역 조간은 사실상 무더기 낙종행진을 벌였다. 전날밤 10시 30분께 TV를 통해서까지 '26일 오전 11시 개각'이 보도됐지만 이를 싣지 못했다. 전남일보는 여전히 1면에 '금명개각'으로 제목이 나갔고, 호남신문도 '빠르면 오늘 개각'으로 근접하긴 했지만 정확한 보도는 하지 못했다. 광주타임스는 월요일자를 전주 토요일날 제작하는 관계로 싣지 못했다. 개판이 어려운 것은 비단 전남일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IMF구제금융 이후 광주지역 신문사들에게 개판에 들어가는 종이값 등 재인쇄 비용은 큰 경영부담이다. 대개 신문의 경우 경영진은 '가능하면 개판을 하지 말라'고 편집국에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로인해 '개판하는 맛'이라던 조간의 맛은 잊혀진 지 오래. 자정, 심지어는 다음날 새벽 1∼2시까지 편집국의 불을 밝혀가며 기사를 대체하던 광경은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되고 말았다. <뒤바뀐 이름 오보행진-연합뉴스, 전남일보, 광주매일, 호남신문, 무등일보> 지난 26일 월요일, 광주의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오보를 합창했다. 이틀전 토요일 금남로에서 열린 '시도통합궐기대회'에서 주최측이 발표한 '시도분열 획책 5적' 가운데 이완식 전 전남도의회의장을 '차봉근' 현 전남도의회의장으로 약속이나 한 듯 뒤바꿔 쓴 것. 최초의 오보는 연합뉴스가 24일 오후 3시 33분에 날렸다. 당시 5적 명단은 사전에 보도자료 등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오후 4시가 넘어 발표됐다. 그런데도 이틀 후 전남일보, 광주매일, 호남신문, 무등일보 월요일자에는 오보가 줄줄이 이어졌다. 5적의 이름가운데 하나는 여전히 '차봉근'이었다. 오보를 날린 기자들은 "통추위에서 '도의회 의장'이라고 하니까 그냥 현 의장이려니 생각하고 쓴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졸지에 '5적'이 되고만 차의장은 "정정보도를 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며 "연합뉴스를 받아 썼으면서도 자기 이름으로 기사를 내는 것은 안될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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