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전투구 갈때까지 가나
도청이전투구 갈때까지 가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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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서부권 갈등 비화조짐/ 정치권 해법 제시 않고 손놔 / 청와대 결단 촉구만이 능사인가/ '도청이전 투구'가 갈수록 복잡하게 꼬여만 가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도청이전반대 및 시도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4달째 계속되고 있지만 가닥을 잡아가는 것보다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키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논란에 불을 지핀 통추위(전남도청이전 반대 및 광주전남 통합추진위원회)는 최근 물리력을 동원,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시키겠다고 나서고 있다. 통추위는 지난 21일 선출직 지역정치인들에게 보낸 도청이전과 시도통합에 대한 공개질의서 결과를 발표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은 60%의 정치인들에게 개별적인 방문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통추위는 지난 23일 언론을 통해 도청이전 및 시도통합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김재균 광주 북구청장을 항의방문해 이같은 입장의 일단을 드러냈다. 24일 열린 장외집회도 이같은 연장선으로 풀이되고 있다. 통추위는 이날 집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 도청이전 결정 전면 무효화 ▲ 시·도지사가 시도통합을 공식논의하고 주민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퇴진운동 ▲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의 무소신 행동에 대한 저항운동 ▲ 김대중대통령의 정부차원의 결단 촉구운동 등을 선언했다. 통추위는 앞으로 시청앞 시위, 전남지역 순회 규탄대회, 도청이전 국비지원 중단 요구투쟁, 청와대 상경투쟁 등 수위를 높여가며 지역정치권과 청와대를 압박해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통추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목포권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자칫 소지역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목포시의회 최기동의장은 지난 19일 지난달 도청이전 일시중단 및 시도통합논의를 촉구한 정동채 민주당 광주시지부장에게 '남악신도심의 토지보상이 마무리되가는 시점에서 통합 당사자인 서부권이나 민주당 전남도지부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한 저의를 밝히라'는 내용을 담은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이 공개질의서는 그동안 도청이전 논란의 한축인 서부지역 정치권의 첫 공식반응이라는 점과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역은 물론 중앙 정치권의 입장도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 허경만 전남지사는 도청이전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고재유 광주시장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론과 정치권의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고시장의 경우 시도통합의사를 밝힌대 이어 최근 주민투표 찬성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지만 도청 이전 유보나 시도 공동 주민투표 등 전제조건을 달고 있어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것.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장은 더욱 복잡하다. 강운태·전갑길·김효석(이상 도청이전 백지화 및 시도통합 찬성)·정철기·배기운의원(이상 반대)만이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을뿐 나머지 의원들은 찬반입장표명을 유보하거나 아예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통추위 등 일부에서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남궁 진 청와대 정무수석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민심을 청취했으나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특정지역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쉽지 않은데다 김중권 민주당 대표도 통추위 관계자와의 면담과정에서 지역에서 먼저 합의를 요구한 것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도청이전을 둘러싸고 지역의 민심이반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을 경우 청와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는 이들의 전략이다. 그러나 이 경우 과연 지역정치권은 무엇을 했으며 왜 존재하는지 등 지역리더십의 공백이 심각하게 제기될 게 뻔하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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