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영씨의 ‘아름다운 5월’
5·18자원봉사 활동…관객에서 참여자로
문지영씨의 ‘아름다운 5월’
5·18자원봉사 활동…관객에서 참여자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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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아시아 인권상황 적극적 연대 필요.


“5·18행사를 지켜보고 있으면 차라리 사치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스리랑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각국은 아직도 기아와 공포에 떨고 있다. 광주가 민주·인권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인권상황에도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5·18기념재단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문지영씨(25·서구 화정동)는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답지 않게 광주의 5월이 처해 있는 현실적 한계에 대해 예리하게 집어냈다.

기실 지영씨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전까지는 기껏해야 5·18전야제나 둘러보는 관객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광주교류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던 중 아시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가치의 우선 순위가 전도되는 인식상의 전환을 경험해야 했다. 지영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6개월 동안 현지 NGO활동가들과 인권활동을 전개하며 5·18 홍보 도우미 역할도 병행했다.

지영씨는 “아시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인권과 NGO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 동아시아 상황에 제대로 눈을 뜨게 된 것은 더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올 4월초에 귀국한 지영씨는 지난 6개월간의 활동성과를 바탕으로 5·18행사에 미력이나 보태고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5·18행사 기간동안 동아시아 인권활동가들의 통역을 맡아 분주한 일상을 보냈지만 뭔가 빚진 감정을 다 떨어낼 수는 없었다.

특히 동아시아의 열악한 인권실태에 대해 광주시민들에게 알려내는 일은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처럼 마음 한끝을 둔중하게 눌러왔다. 지난 6개월간 외국에 체류하면서 지영씨를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던 고민이 바로 그것이었다. 당시의 마음 같아선 인생의 진로를 NGO 활동가 쪽으로 잡고 싶었지만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안타깝단다.

지영씨는 “우리나라에서 NGO는 3D업종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과 NGO에 대한 편견이 시민운동의 발전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한때 5·18의 단순한 ‘관객’에서 지금은 당당한 ‘참여자’로 눈부시게 탈바꿈한 지영씨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질적 변화를 꾀해 갈지 그 아름다운 여정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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