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주장만 엄청 우기다 간 '우기자'
국정원 주장만 엄청 우기다 간 '우기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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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한총련찬반 대토론회에 참석한 '월간조선' 우종창기자 "한총련은 북을 맹목적 추종한다/ 근거자료는 국정원.통일원 자료/ 국가기관 자료인데 당연히 신회 / 국보법이 불편한 사람은 간첩뿐"// 3시간 내내 국정원 주장 답습하다 / '반국가단체'주최측 봉투받고 퇴장' // 지난 23일 오후5시 조선대학교 생활협동조합 강당에선 보기드문 토론회가 열렸다.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이하 남총련. 의장 최종은<조선대 총학생회장>)이 주최한 '한총련 이적규정철회 찬반 대토론회'가 바로 그것. 특히 패널 가운데 '월간조선'의 우종창 기자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우기자는 '월간조선' 이번 3월호에 "국가정보원 내부 자료의 충격적 내용 -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학가 급좌회전"이란 글을 통해 한총련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던 장본인이다. 주최측인 남총련의 한 간부는 "정말 한총련이 이적단체인지 애족단체인지 공개적인 자리에서 좌우가 함께 앉아 얘기하면 좋을 것 같아 우기자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교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와 변재훈씨(2000년 남총련의장), 그리고 우종창 기자가 발제자로 참석했고, 기세문 회장(광주전남양심수후원회)과 전남대 이광우 명예교수가 토론자로 자리를 같이 했다. 세번째 발제자로 나선 우종창 기자는 발제에 앞서 "한총련의 본거지인 남총련에서 나를 초청했을 때 기뻤다. 이런 자리가 마련된게 우리의 변화"라고 소감을 밝혔다. 우기자는 친북좌경인 한총련은 당연히 이적단체라고 주장했다. "한총련은 5공시절 암울했던 대학가가 낳은 부작용이다. 사실 한총련 학생들은 고위 간부들의 도구에 불과하고 배후조종은 대학에서 제적되거나 졸업한 '운동권OB'들이 하고 있다" 그는 이어 "한총련은 북을 추종한다", "한총련은 우리의 주적인 북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북과 연결돼 있다는 근거자료를 가지고 있다" 등의 논리를 폈다. 이와 관련해 한 방청객이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어디서 입수했나"라고 묻자 "국정원(국가정보원)과 통일원 등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국가기관에서 낸 것인데 믿지 않겠나"고 답했다. 대학신문사 편집장이라고 밝힌 또 다른 방청객은 "우기자의 발제문에 따르면 전대기련(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이 한총련의 외곽조직이라고 나와 있는데, 한총련과 뜻이 같으면 무조건 이적단체란 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우 기자는 "나는 국정원에서 발간한 '8기 한총련의 실체'를 토대로 글을 썼다. 책에 실린 사실을 가지고 얘기한 것이지 내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토론은 원래 초청했던 반한총련계열 총학생회장과 공안검사가 참석하지 않아 결국 1대3의 불균형 속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우기자는 시종일관 당당했고, 다른 패널들의 질문에도 거침없는 답변을 내놓았다. 토론회가 끝날 무렵 사회자였던 장화동(민주주의민족통일 광주전남연합) 집행위원장이 "우기자의 논리를 빌자면 '월간조선'은 국정원의 주장을 답습하고, 국정원의 사주를 받으며, 국정원을 고무·찬양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 패널들을 비롯해 방청석에서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기자는 한총련을 향해 두 가지 '훈수'를 두면서 토론을 마쳤다. "국가보안법을 바꾸자고 자꾸 얘기하는데, 그보다 차라리 한총련 이름을 바꿔라. 그러면 이적성을 벗는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때문에 불편해하는 사람은 딱 하나, 간첩뿐이다." 3시간에 걸친 토론은 마지막까지 좌석을 메우고 있던 학생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끝났다. 그리고 우기자는 주최측이 준비한 봉투를 받아들고 강당밖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국가보안법' 제2조5항의 내용을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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