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노 대통령 5.18참배 저지'…후문 입장 ‘수모’
'한총련, 노 대통령 5.18참배 저지'…후문 입장 ‘수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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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우여곡절’끝 엄수>
<한총련 학생 500여명 ‘대미 굴욕 외교’ 항의 집회>
<“광주 희생 참여정부 만들었다”>


5·18민주화운동 제23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북구 망월동 소재 국립 5·18묘지에서 ‘우여곡절’ 끝에 치러졌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의 시위로 5·18묘지에 18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이에 따라 당초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기념행사가 18분이나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노 대통령은 또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묘지 입구를 점거하고 기습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5·18묘지의 정문이 아닌 후문(서문)으로 입장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노대통령은 행사가 끝난후 퇴장때도 한총련학생들과 경찰의 대치속에 봉쇄된 정문을 피해 부인 권양숙여사와 함께 후문(서문)까지 걸어나간 뒤 경호차량에 동승했다.
이로 인해 ‘5·18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처음 열린 5·18기념행사의 의미가 반감되고 말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참여정부는 5·18 광주의 숭고한 희생이 만들어낸 정부”라며 “5·18 광주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고 ‘개혁과 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노 대통령은 이어 “광주민주화운동은 무엇보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남겨줬으며 지금 ‘승리의 역사’로 부활됐다”고 밝히고 “참여정부의 국정목표인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실현함으로써 광주민주화운동을 최종적으로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 내부 분열로 시간과 국력을 낭비해서는 희망이 없다”며 “대립과 투쟁에서 대화와 협력으로, 집중과 통제에서 분권과 자율로, 소외와 차별에서 참여와 공존으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국정원리인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자율과 분권’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바로 국민통합”이라며 “국민통합은 참여정부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역사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번 노 대통령의 5·18 기념행사 참석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다.

이날 기념식에는 노 대통령 내외와 3부 요인, 김두관 행정자치부장관 등 정부인사, 국회의원과 유족 시민 등 2천여명이 참석했으며 헌화와 분향, 경과보고, 기념사, 헌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김태성 기자

한편 이날 한총련 소속 학생 500여명은 5·18 구묘역을 참배한 뒤 기념행사가 열리는 5·18묘지로 몰려가 입구를 점거하고 ‘대미 굴욕외교 반대’ ‘반민족적인 특검 중단’ 등을 외치며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대생 서재영군(20)이 실신해 쓰러지기도 했다.

한총련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항의 서한을 통해 “노 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과 공동성명에서 보여준 행보들이 국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키게 만들었다”며 “한미공동성명을 철회하고 오월영령과 민족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한 지지는 민족공조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한반도에 핵전쟁을 일으키고자 하는 부시의 계획에 속도를 붙여준 굴욕적 행위”라며 “미국의 간섭을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5·18묘지를 찾았던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은 유족과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참배가 무산됐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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