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화장실에 뭐가 있길래...
도청 화장실에 뭐가 있길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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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화장실 모습 빗댄 남녀차별 지적 / 공직사회 껄끄러운 문제 공론화 '신선'/ 남직원 공감과 자성 뒤늦게나마 실천 // 화장실이 때아닌 화제가 되고 있다. 지저분하기로 이름난 우리의 공공장소 화장실이 아니다. 바로 전남도청 화장실이다. 한 도청 여공무원(ID)은 최근 '시민의 소리' 자유게시판 등에 '도청화장실 진풍경'이란 글을 올리고 은밀한(?) 여자 화장실안의 모습을 공개했다. 여자화장실의 아침은 걸레빨고 재떨이 씻는 여직원들로 부산한 손놀림에서 시작되고 남자 화장실은 '출근전 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문보고 담배피우고 배설하는 본래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적시한 이글은 직장내에서의 남녀차별 현상을 화장실을 빗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여자화장실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이 글은 일부 홈페이지에 오르자마자 많은 네티즌들이 방문하기시작, 전남도청 홈페이지의 경우 22일 현재 3백건 이상의 조회건수를 기록할 정도로 열띤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는 "공감한다" "좀 심하다" 등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공직여성의 지위에 관한 문제가 비록 초기이긴 하나 공론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글은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도청 행정직 30대 여성공무원인 A씨는 "그동안 쓰레기 버리는 일이나 허드렛일에 대해 잘잘못을 따질 겨를도 없이 여성이 관행적으로 해왔다는 점에서 글을 올린 여성직원의 말에 공감한다"면서 "점점 개선돼가고는 있지만 남녀직원의 차별과 조직내에서의 상하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러나 "일부 과의 경우 최근 '직원 개인별 쓰레기통은 스스로 처리토록 하자'는 한 여직원의 문제제기에 전체 직원들이 '공감과 자성'을 표명하며 실행에 들어가기도했다"면서 "실제 그 글처럼 행하고 있는 부서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나 모든 것을 남녀대결구도로 설정, 아니꼽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시청에 근무하는 20대 여성공무원 B씨는 A씨와 약간 다른 입장이다. B씨는 "쓰레기비우기나 재떨이청소 등은 여성, 그중에서도 기능직 직원들 전담"이라며 "최근 구조조정과정에서 기능직이 많이 줄자 그 일을 대신하게된 일반직, 특히 나이먹은 여자 직원일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시청내 여직원 사이에는 자신들을 차나 배달하는 '차순이'라고 비하하는 말까지 돌고 있으며 이같은 현실 속에서도 청내 여성들만의 모임인 은비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속에 시직장협의회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광주시에는 전체 21%에 달하는 1천2백61명(일반직 9백44명)의 여성공무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도청본청에만도 1백48명(일반직 49명)이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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