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료 못낸다 - 건강보험공단에 항의 민원
의보료 못낸다 - 건강보험공단에 항의 민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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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시민제보로 이뤄진 것입니다> 건강보험공단 재정파탄 항의전화로 직원들 '몸살'/ 관리공단 직원들 "전화받기 겁난다. 할말이 없다"/ 사회보험노조 "전국민 제도개선 운동 필요" 주장 // "내 것 걷어놓고 재정파탄 나게 했느냐" "김대중 정권이 왜 이러느냐" "의료보험이 파탄이 났는데 뭘 믿고 보험료를 내느냐" "너희들은 의자에 가만이 앉아서 돈만 까먹고 있었느냐" "의료보험료 절대로 안내겠다" "보험료 낼 필요가 있느냐" "맨날 보험료 인상하더니 결국은 파탄이냐" 최근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은 걸려오는 항의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광주 북부지사 정은준 대리(42)는 "전화 받기가 겁난다. 원색적인 욕설까지 듣고 있다"며 "뭐라고 대꾸할 말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정 대리는 "사실 건강보험 재정의 대부분은 병·의원과 약국, 제약사들이 챙겨 갔는데 직원들이 대신 비난을 받고 있으니 착잡할 뿐"이라며 "'공단측이 돈이 부족하니까 이리저리 붙여서 납입고지서를 보내느냐'는 비난에 자괴감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보험료 과다부과'를 따지기 위해 관리공단을 찾은 민원인들의 항의 목소리도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21일 오후 북부지사 지역자격부과팀을 찾은 임현희(28. 광주시 북구 두암동)씨는 "지난해 8월 폐업을 했는데도 보험료가 22만원이 넘게 부과됐다. 소득원이 없는데 무슨놈의 의료보험료가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있느냐"며 담당직원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개인택시업을 하는 김태호씨(61·북구 양산동)도 담당직원을 향해 "정치인들이 잘못해서 이꼴이 났다. 국민들에게 너무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5인 이상 사업체 중 직장보험 미가입 업체들도 반응은 마찬가지. 북부지사 확대추진팀 정진씨(34)는 사업자들로부터 "수차례 보험료를 인상하고도 운영을 잘못해서 파탄까지 내놓고 의료보험 가입하라는 말이 나오느냐"는 항의를 들어야 했다. 같은 팀 김상태 대리(41)도 "파탄 났다더니 돈이 부족해서 왔느냐. 의료보험 듣기도 싫다. 빨리 나가라. 너희 직원들만 배부른 것 아니냐. 부도가 났는데 뭘 믿고 가입하란 말이냐"며 문전박대를 당했다. 김 대리는 "직장보험 미가입 사업체에 가입을 권유하기가 사실 어렵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보험료 징수관리팀 고혜섭씨(43·북부지사 노조 쟁의부장)는 "비난여론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가장 큰 원인은 의약분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현정부의 정책적 잘못과 무능한 건강보험공단 경영자들에게 있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고씨는 "보험공단 일반직원들은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3천여명이 직장을 떠났고 올해도 1천여명이 추가로 감축될 처지이나 오히려 조직 상층부는 비대해졌다. 지난해 통합반대 투쟁을 벌이면서 3개월 동안 못 받은 임금도 400억원이나 되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경영진의 재정운영 무능을 질타했다. 고씨는 이번 재정파탄 사태의 대책으로 "개별적인 항변과 비난여론 보다는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의료보험 정책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사회보험 노조와 함께 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뜻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민들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처방료, 조제료를 올려 보험료 4조원의 대부분을 챙겨간 의사와 약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건강보험료 4조 누가 챙겼나? 의료기관.약국에 월평균 1조5천86억 흘러 의약분업 전보다 2배..동네의원 월637만원 늘어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낸 보험료 4조원은 누가 챙겼을까? 건강보험공단 재정의 대부분은 병·의원, 약국, 제약회사로 흘러간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내놓아 언론이 보도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급현황을 보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기간동안 의료기관과 약국에 지급된 월평균 금액은 1조5천86억원으로 의약분업 실시전인 지난해 상반기 9천943억원 보다 무려 절반이상이 늘어났다. 보험료 지급액 규모를 보면 동네의원이 5천293억원, 약국 4천19억원, 종합병원 3천474억원, 치과 한방병원 1천372억원, 병원 9백2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동네의원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3천797억원에서 지난해 11월∼올 1월까지 평균 5천293억원으로 39.4%(1천496억원)가 증가했다. 개별 동네의원의 월평균 수입도 1천662만원에서 2천299만으로 637만원이나 올랐다. 또 개별약국은 하루평균 79건의 조제수를 936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나 약국규모에 따라 격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동네의원들의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처방료 인상과 환자수 증가에 따른 것이며 기업형 대형약국들도 조제료 인상과 함께 조제횟수 증가에 따라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종합병원들은 의약분업 이후 평균 474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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