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자당 소속의원들은 모두 전멸하고 그나마 거둔 1승마저도 개혁국민정당과 연합공천을 통해 거둔 승리여서 ‘절반의 승리’에 머물렀다. 한마디로 초라하다 못해 참담한 성적표였다.
이 같은 성적표를 두고 당내에서는 신구주류간 논쟁이 한창이다. 신주류가 ‘민주당 간판’을 물고 늘어지자, 구주류는 ‘호남지지 이탈’에 대한 볼멘소리를 해대는 형국이다. 그러다 보니 분란만 쌓이고 “이제는 갈라서자”는 언사까지 스스럼없이 나돈다.
‘신당-민주당’갈림길서 선택저울질
신진세력 ‘호남텃밭 공략’ 아직은 힘에 부쳐
지역여론도 “그럴 바에야 한시라도 빨리 갈라서라”는 입장에서 “노무현의 배은망덕”을 들먹이는 데까지 극단으로 갈리고 있다. ‘갈라서자’는 입장과 ‘배은망덕’의 사이에서 부유하는 호남민심은 그래서 곤혹스럽다.
개혁국민정당(개혁당) 서대석 광주서구지구당 위원장은 “덕양갑에서 유시민 후보가 당선된 것은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의 욕구와 민주당 공조가 이뤄낸 합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공조결과 보다는 유 당선자의 개혁성에 더 힘을 실어줬다.
서 위원장은 이어 동림동 보선과 관련 “민주당 텃밭에서 개혁당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밝혀 광주지역에서 개혁당이 착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 이전에 신당이 창당되고 민주당 구주류가 법통을 강조하며 자민련 형태의 호남정당을 탄생시킨다면 문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희망 섞인 낙관론을 피력했다.
서 위원장은 “호남정당이 탄생한다면 내년 총선은 큰 틀에서 호남법통 세력의 일정세 유지와 개혁당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혁당은 이를 위해 민주세력과 시민사회단체를 망라하는 신당창당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태홍 의원(광주 북을)은 개혁당 바람이 미풍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혁당이 아직까지 전국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개혁당이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내기에는 인물군이 너무 빈약하다”며 “호남지역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안영돈 광주시지부장은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민주당 지지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안 지부장은 “현재 민주당 구세력이 재보선의 패배로 혼란스러울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이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부장은 또 신당 창당과 관련 “그 물이 그물이어서 별반 차이가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광주의 개혁당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내년 총선 판세와 관련해서는 “개혁당이 민노당에 크게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민주당에 대한 광범한 민심 이반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이 의석을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20∼30년동안 형성된 정치독점 구도가 그리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광주가 만든 노무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논리 앞에서 광주 유권자들은 결국 민주당이나 개혁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민노당은 총선기획단을 구성하고 민중진영과 함께 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