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가 흔들린다고요?
전남대가 흔들린다고요?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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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가 흔들린단다. 교육부가 발표한 전국대학평가에서 36위를 차지해서 그렇단다. 부당한 등록금 인상에 반발한 학생들의 반대요구가 대학 내 갈등만을 야기하고, 취업률마저 50%안팎으로 머물게 했단다. 이는 또 대학내 불협화음을 만들어 단합을 저해한단다. 무등일보는 이러한 근거로 단언한다. '전남대가 흔들린다'고. 지난 3월 16일자 무등일보를 보자. 무등일보는 <전남대 '흔들'>이라는 기사에서 "호남 제1의 명문대학임을 자처하는 전남대가 교수간의 폭력문제, 교육부의 전국대학평가에서 36위에 그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교수의 권위가 추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단다. 정석종 총장의 학생비하 발언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부터 교수임용비리, 그리고 얼마 전 MBC PD수첩에 방영된 방사선과 의대교수 문제 등 전남대는 계속해서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교수사회의 잘못된 관행, 총장의 권위주의적 발언등으로 되레 교수들의 권위(?)가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대학의 위기인가. 잘못된 것을 올바로 잡아가는 것이. 또한 이런 문제들이 대학내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인가. 무등일보가 나열하고 있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의 빈약성은 계속 이어진다. 취업률이 올해 50%가 못 넘는 이유가 "학생들이 대학본부와 갈등을 빚은 결과"란다. 인과관계에 뭔가가 꺼림칙하다. 무등일보의 가설을 따라보자면, 대학성원간의 갈등이 취업률 하락의 원인이 된다. 사회적으로 다른 조건은 다 갖춰졌는데, 대학내 갈등이 취업을 가로막았다는 소리인가. 그렇다면 올해 각 대학이 경기침체로 인해 최악의 낮은 취업률을 기록했다는 여타 매체의 보도는 모두 허위보도인가. 대충주의, 적당주의에 '흔들'리는 무등일보 무등일보의 기사는 다분히 한 기자의 주관적 입장만을 근거로 쓰여진 듯 하다. 전남대가 흔들린다고 제시한 무등일보의 근거는 앞뒤 관계로 맞지 않다. 구체적인 자료도 없다. 문제해결을 위해 총장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결책 또한 모호하게 내리고 있다. 결국 전남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보지도 않고, 대충 선정주의적으로 휘갈겨 쓴 기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누군가를 비판하고자 할 때는 명확한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 사안의 본질을 쉽게 풀어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이 '언론의 몫'아닌가? 하고싶은 말도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인과관계에는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 보고 쓰길 바란다. '왜 독자들이 지방신문을 찾지 않는가'를 무등일보는 고민해 보는 시간을 먼저 갖기를 권유해 드린다. /최용선 시민기자는 전남대 언론개혁모임 '주둥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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