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운동 부정적…민주당 지지 52.2%
낙선운동 부정적…민주당 지지 52.2%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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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국회의원 총선거가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년 총선은 그 정치개혁의 구체적 과실을 수확하는 한바탕 축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구정치 세력과 기득권층의 반발은 생각보다 거셌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명제는 그 역의 명제도 성립한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 안았어야 했다. 여야 정치권은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뒤엎고 ‘생명연장의 꿈’에 부풀어 있다. 급기야 축제를 앞둔 지역정가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하다.

‘시민의 소리’는 2004년 총선을 1년 앞두고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광주시민들의 정치개혁과 총선에 대한 여론을 수렴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
광주지역 유권자 10명중 7명은 내년 총선에서 지지할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자기 지역구 현역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는 불과 13%에 불과했다. 현역의원들에 대한 민심이반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지후보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는 응답과 ‘지지하지 않겠다’(8.8%)는 응답을 합하면 부정적 의견이 80%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 의원들로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대선 행보에 대한 ‘악몽’이 재연될 소지마저 보이고 있다. 30대와 40대의 연령층에서 현 지역구 의원들에 대한 지지 유보 내지는 부정적 견해가 47.7%로 나타나 지난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총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70%에 달하는 부동층의 향방도 주요변수로 꼽힌다. 전체 유권자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내년 총선에서 지지후보를 결정하는데는 인물, 신당 등 ‘제 3의 변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광주시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은 ▲민주당 52.7% ▲민주노동당, 개혁국민정당 각각 3.2% ▲한나라당 1.1% 순이었으며 기타 15.4%와 지지정당 없음도 22.9%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 15.4%는 신당창당과 관련, 유의미한 수치로 분석된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52.7%)과 지역구 의원에 대한 지지율(13%)의 차이도 음미해볼 만하다. 정당과 인물간의 40%에 달하는 지지율 격차가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지역구 의원들의 ‘반노’행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현 지역구 의원들이 민주당 지지세의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등 ‘제 살 깎아 먹기’의 한 요인인 만큼 대폭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무언의 압력으로 읽혀질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 총선 참여 여부과 관련, 광주시민의 80%가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며 3.2%는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16.8%는 그때 가서 투표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응답했다.

민노당·개혁당 각각 3.2% 지지 머물러
가장 시급한 정치개혁 과제 선거공영제 꼽아
시민단체 낙선운당 41.5%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개혁과제
광주시민들이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은 ▲선거공영제 도입(15.7%) ▲지구당위원장제 폐지(13.8%)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 확대(10.6%) ▲중대선거구제도입(10.1%) 순 이었다. 하지만 정치개혁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의견도 29.8%나 돼 향후 정치개혁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개혁에 관심이 없다는 의견은 남성(6.9%)에 비해 여성(22.9%)이 3배 이상 높았으며 30대(9.6%)와 40대(9.3%)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파병찬성 의원 낙선운동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안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전개하자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관련, 광주시민의 41.5%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아 국회파병안 처리가 국회의원들의 소신에 의한 결정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낙선운동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8.4%에 불과했다.

그저 그렇다(20.7%)는 주장까지 고려할 경우 광주시민의 62%는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시민사회단체의 낙선운동에 대한 여론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번 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그 동안 매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연령층으로 분류돼 왔던 30대와 40대 연령층에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신당창당
신당창당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 중 매우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23.1%였으며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19.4%로 나타났다. 그저 그렇다는 의견도 30.3%나 됐다.

단지 수치로만 보면 신당창당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다소 높지만 상황에 따라 여론이 호전될 수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지정당에 대한 항목에서 기존 정당과 달리 기타 정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15.4%로 나타난 것은 신당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20대와 30대의 연령층에서 신당창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20∼30대가 노사모의 주축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기점으로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이뤄진다면 신당은 무시할 수 없는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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