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핸드볼사태 진정 누가 불순한가
[기자닷컴]핸드볼사태 진정 누가 불순한가
  • 이광재 기자
  • 승인 2003.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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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이라는 비인기종목이 최근 지역 언론계로부터 인기종목 대접을 받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잘 안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있어 핸드볼은 20년 내지 30년이라는 개개인 삶의 전부였다. 시청소속으로 준공무원이라 하지만 이들의 고용조건은 1년단위로 재계약하도록 돼 있어 말 그대로 비정규직 노동자인 셈이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 선수'들이 신임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사직까지 각오하며 반발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혹자는 일부선수의 '사심'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한들 그런 이유로 전체 선수들이 잘릴 것을 각오하고 집단반발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까.

운동의 특성상 훈련도중 '힘들어 못하겠다'며 뛰쳐나간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감독선임 문제로 13명의 선수전원이 집단반발하고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은 사례다. 더욱이 광주시청 여자핸드볼팀은 비인기종목이면서도 국내 정상급 수준의 기량을 발휘해온 팀인지라 팀내 파행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안타깝다.

이번 감독선임 문제를 둘러싼 관련기관과 주변인들의 주장을 조각맞추기 하다보면 이야기가 틀어진 '시점'을 발견하게 된다.
선수들의 주장들은 결국 행정에 대한 불신이 정감독에 대한 불신으로 분출된 성격을 띠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시청에서 선수단의 반발을 순수하게 보지 않는 것은 이번 반발을 전임감독의 퇴임과정과 연관짓고 있기 때문이다.

   
▲ 광주시 핸드볼 팀 경기장면

시청측의 주장대로라면 지난해 전임감독이 물러난 이유나 이번 신임감독에 대한 반발 이유가 결국은 같다는 것.

코치와 선수들이 자신들의 체제로 가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전임감독을 몰아냈다는 게 박시장이 보고 받은 사실이다. 그런데 광주시는 지난해엔 이러한 '불순한' 반발을 받아들여 전임감독을 해임시켰으면서도, 이번 반발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전임감독 이야기를 새삼 끌어들여 이 문제를 해석하려는 광주시청의 태도는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1년 단위 계약직인 코치와 선수들이 광주시와 뜻이 엇갈린 상황에서 무슨 배경을 믿고 그리도 완강하게 반발하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독선임 문제가 불거진 이후 광주시 서구 화정동 염주체육관 옆 국민생활체육관 3층의 핸드볼 연습장은 2주째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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