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사업 갖고 장난치나
구청사업 갖고 장난치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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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째 계속되는 광주시와 전남도 갈등도 부족했을까.
김치종합센터와 디자인센터 건립 추진 과정은 광주시와 구청 간 힘겨루기의 대표적인 예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남구청이 추진하고 있는 김치종합센터 조성사업. 지난해 7월 남구청은 구비 부담을 이유로 광주시가 김치센터 조성을 추진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당시 조성단지가 그린벨트 해제까지는 장기간 소요된다는 판단에 시에서의 사업추진을 거부했다.

이후 광역도시계획 지연으로 그린벨트 해제가 늦어져 사업이 계속 지연됐던 남구청은 결국 인근개발구역내의 자연녹지지역에 김치센터를 조성키로 결정, 농림수산부로부터 사업 승인이 난 지 1년만에 설계 용역에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광주시에서 이 사업을 욕심내기 시작했다. 구비 부담이 크고 수익성 없는 사업이라 구청보다 시에서 운영하는 것이 낫겠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시에서 주관하고 있는 김치축제와의 연계성도 하나의 이유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는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개발제한구역'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더 설득력 있다. "복잡한 절차에는 손 대기 싫어했다가 남이 다 지어놓은 밥 먹으려는 태도"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때문에 남구청은 광주시에 사업을 이관할 계획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당초 동구 건립을 계획했다가 북구 건립으로 확정된 디자인센터의 경우도 불분명한 광주시의 입장에 그 책임을 묻고 있다. 광주시는 디자인센터 부지로 동구 금남로 구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를 예정했다가 한국은행이 무상양여 불가입장을 보이자 후보지를 변경했다.

새로 확정된 북구 첨단단지는 산업디자인 분야의 중점 육성과 기업체의 디자인개발 지원, 산·학·연 등 관련시설의 집적화가 용이하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이는 문화산업과 예술적 성격이 가미된 문화인프라로서의 디자인센터를 만들어 시각디자인과 제품 디자인, 그래픽디자인 분야로 발전시키자는 동구의 광주도심 활성화 용역과 전혀 다른 것이다.

그동안 광주시는 동구 디자인센터를 광산업과 자동차, 전자부품 등과 연결된 부품산업 디자인의 메카로 만들되 여기에 예술적 측면을 가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광주시가 첨단단지로 방향을 돌려 사업성격 자체를 바꾼 것은 일관성 없는 기회주의적 행정을 여실히 보여준 예이다.
김치센터나 디자인센터 모두 그 기능을 먼저 생각했다면 광주시의 변덕은 줄어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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