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이후 성난 네티즌, 전대병원 등 사이버 공격
PD수첩 이후 성난 네티즌, 전대병원 등 사이버 공격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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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도의적 책임 못가리고 외롭게 죽어가는/ 방사선 피폭 환자 보도에 전국민 충격 분노 / 핵독으로 인해 장기 썩어가는 실태 충격적 / 담당의 '잘못 인정할수 없다' 분노 연쇄폭발/ 수만 네티즌 자발적 조직적인 사이버캠페인/ 광주지검에도 항의글, 방사선과 업무 마비// '이럴수가!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것이 슬퍼요'. 지난 13일 방영된 MBC PD수첩의 전남대병원 관련 '방사선, 치료인가 실험인가'가 전 국민을 충격과 분노, 나아가 극도의 허탈감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월드컵을 한다는 나라의 국립대학병원에서 9명의 방사선 피폭여성들이 법적책임자는 물론 도의적인 책임자도 가리지 못한채 외롭게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 사건이 단순한 의료사고를 넘어 의사와 국립대학병원, 그리고 검찰 등 우리사회 상류 권력집단이 쌓아올린 거대한 벽에 막혀 법으로서도 어찌해볼 수 없는 힘없는 서민들의 좌절감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충격파는 먼저 생생하면서도 자극적인 TV화면으로부터 찾아 왔다. 비록 모자이크 처리되긴 했지만 과다한 방사선량에 피폭된 여성환자들 가운데 2명은 이미 죽고 나머지 7명마저 핵독(核毒)으로 장기가 썩어가고 있는 실태가 환자와 유가족들의 절규와 함께 충격적인 화면으로 방영됐다. 이어 전남대병원 진료처장의 '잘못이란 표현은 하기 싫다', 방사선치료 담당의사인 나병식교수의 '방사선량 결정은 의사개인의 고유권한' 발언과 함께 환자들의 치료수락서가 병원측에 의해 조작됐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분노는 임계치를 넘어서 연쇄폭발했다. PD수첩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방영직후부터 성난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했고, 수만명의 네티즌들이 지휘자가 없는 가운데서도 자발적이면서 조직적인 사이버 캠페인을 벌여 나갔다. 불과 수시간만에 TV에서는 익명처리된 나교수의 얼굴사진과 프로필이 게시판에 공개되고, 환자들의 진정서를 내사종결처리한 광주지검과 전남대, 전남대병원 등에도 엄청난 양의 항의글이 쏟아졌다. 또 관련기관 전화번호가 띄워져 항의전화가 밀려들면서 전남대병원 원무과와 방사선과 등의 업무가 마비됐다. 네티즌들은 나교수에게 "당신의 딸과 아내였다면 그렇게 많은 방사선량을 조사할 수 있겠느냐", "세상에 마데카솔이라니", "환자를 마루타처럼 실험하다니…, 의사 가운을 벗어라"라고 비난했다. 또 이정헌씨와 김영수씨는 "언제쯤 의료사고가 의사의 책임으로 갈 것인지, 참 안타깝다"며 "의사의 고유권한은 법도 물리치고 인간존중의 위대한 탑마저 무너뜨리는 대단한 것인가봐요"라고 의료계 전반의 도덕성을 질타했다. 광주지검도 네티즌들의 공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수사를 해달라고 올린 글을 삭제하지 말고 제발 엄정한 수사를 해달라"는 주문에서부터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내사종결을 한 것은 뭔가 구린데가 있다는 반증"이라는 강한 불신과 의혹까지 받았다. 심지어는 "이런 우리나라가 싫어져 이 땅을 떠나고 싶다"는 반응들이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다. 이범희씨는 "30년을 살아오면서 하루종일 인터넷 사이트에세 헤매게 만들만큼 이번 사건이 대단한 걸까, 아니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에 내가 이렇게 흥분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하도분하고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죽겠다는…,차라리 그 병원에서 자살을 해서 국민들에게 분함을 알리겠다는 환자분의 절규를 들으면서 나이 서른에 바보처럼 TV앞에서 울고 말았다"고 독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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