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떠나는 교수 '이유 있네'
지방대 떠나는 교수 '이유 있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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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강준만 교수 지적

"전북대를 지키겠다"던 그의 고향은 다름 아닌 목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대에 뼈를 묻겠다던 그의 말에 기자들이 감동하자 강 교수는 우선 쑥스러움을 내비쳤다. 물론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연구환경, 문화 혜택, 자녀교육 등을 생각하며 서울로 가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그는 호남차별 반대와 안티조선 등에 관한 대중적인 글쓰기를 하는 자신에게는 이 곳이 훨씬 맞다는 생각을 했단다. 그 후 공개적으로 전북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서는마음도 한결 편해지고 기존에 갖고 있던 ‘지방대는 서울 소재 대학 인재 양성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더 심화 됐다고 말한다.

해마다 교수 200명이 서울로 자리 옮겨가

지방대육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강교수는 "현재 곳곳에서 지방대 육성을 외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다소 흥분된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교수는 "연간 200여명의 교수가 지방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으며 서울에서 지방으로 오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지방대, 특히 전북대 학생들의 자기 패배의식을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실력 검증 기회조차 주지않는 본질이 잘못된 학벌주의를 마냥 ‘자기탓’으로 돌리고 그런 차별을 당연시 여기는 학생들의 의식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

강교수는 "당장 패배의식은 걷어내고 사회구조와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통을 터뜨려야 한다”며 당장이라도 팔을 걷어붙일 용맹한(?) 자세를 취했다. 갑자기 인터뷰 분위기가 ‘턱없이 안타까운(?)’ 분위기로 변했고 우리는 이런 분위기를 진정시켜야만 했다. 강교수는 우선 “정부의 과감한 ‘예산 집중’이 필요하며 그와 더불어 정책 추진이 잘 되면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여건이 바뀌면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점점 바뀌어 갈 것이라는 것. 또 “지방대 총장들이 함께 모여서 논의 좀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강교수가 계획하고 있는 지역언론 육성과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교수는 먼저 지방사회 발전과 지역 언론개혁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못박는다.

말로는 육성 외치지만 현실은 찬바람 쌩쌩
10% 미만 가독률 지방지 봐주기 운동이라도


지방언론 개혁과 함께 육성 정책이 실시되면 지방 자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지역 신문 가독률이 10%대에 지나지 않는 현 우리지역의 상황에서는 당위성과 애향심을 강조해 ‘봐주기 전략’이라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지역신문을 시장논리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 그 다음에 진행될 게 바로 개혁 조건이 충족된 지방 신문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다.

지역언론 개혁과 관련, 강교수는 올해 자신의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 지방지를 구독하게 할 예정이다. 수업시간에 함께 지방지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학생들의 지방신문에 대한 관심과 개혁으로 이어지고 지역언론이 바뀌며, 그러다보면 학생들의 지역언론으로의 진출도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는 것이 강교수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걸고 있는 기대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들에 관한 대화를 마친 후 매체 인터뷰에 대해 왜 그렇게 인색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은 굳이 나누자면 ‘운동가’가 아닌 ‘사상가’쪽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명확한 답을 내린다. 공감대는 소수일망정 어떤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알려내는 사상가가 되고 싶고, 앞으로도 공부할 이론이 많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를 이용할 경우 반발과 거부효과가 크다며 자신의 의견 전파는 인터넷 논객들이 맡아주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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