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이 '문화혁명'이라니…
교육개혁이 '문화혁명'이라니…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3.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족·민주·인간화'를 향한 광주교사들의 교육개혁운동이 일부 구시대적인 교육계 인사들과 일부 언론에 의해 호도 되고 있다. 교육의 또 다른 주체들인 학부모와 학생, 많은 시민들도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지 못한 채 대부분 '신성한 교육계에서 일부 전교조 교사들의 집단적인 힘 과시'로 이해한 듯 하다. 일부 언론에서 왜곡보도 한 탓이 크다.


광주시 교육청 일부 인사들도 물의를 빚은 교장과 당시 교육청의 미온적인 감사 등의 대처와 이번 인사의 잘못은 뒤로 둔 채 교육감의 권위를 내세운 '사과문 공개'에만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광주시지부와 지원중 교사들은 소위 '반성문'과 '문화혁명'이라는 보도를 접하며 "항복문서도 아니고 교장으로서 최소한 상식적인 품위를 유지하라는 주문에 불과하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문제발단은 2001년 최 교장이 근무했던 학운중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최 교장은 각종 회의석상에서 교사들에게 인격적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는다. 여기에 교장직위를 이용해 수학여행과 학교급식과 관련한 비위 사실도 드러난다.


당시 학운중 교사들은 15일간에 걸쳐 광주시 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항의를 한 끝에 교육감의 1차 사과문과 함께 체육중으로 전보조치 및 감사실시를 약속 받는다.


그러나 교사들이 제기한 비위 의혹들은 '솜방망이 감사'로 끝을 맺게 되며 이후 최 교장은 시 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근무를 해오고 있었다. 이 와중에서 2년여의 시간으로 인해 갈등도 끝나 가는 듯 했다.

교육계 보수인사 일부 언론 본질왜곡 잇따라
최 교장 "할말이 없다. 시간 흐르면 심정 토로"
전교조 "물의 교장 미온적 인사조치가 문제다"
시 교육청 공식적인 언급 없이 사태 진정 바라


이 와중에서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3월 교원 정기인사에서 최 교장을 학운중에서 가장 가까운 지원중 교장으로 발령을 내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인사에 반발한 교사와 일부 학부모들이 광주시교육청에 '발령철회', '취임저지'를 연일 주장해왔으며 광주시 교육청도 항의성 글들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전교조와 지원중 교사들은 "최 교장 문제 장기화에 따른 학생들의 수업피해를 우려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낮추었다. '교육감과 최 교장이 구두와 서면으로 인사의 잘못을 인정하고 유사한 인사발령을 방지한다는 노력 등 약속하면 최 교장의 발령을 인정하겠다'는 것이 바로 서명 문건의 본질이다.


당사자인 최 교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 무슨 애기를 할 수 있겠느냐. 할말이 없다. 시간이 흐르면 내 심정을 토로하겠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거절한 채 '함구무언' 중이다.


광주시 교육청도 이와 관련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비공식적으로 전교조 지도부에 대해 문건유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일부간부들은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돼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과문 사태'의 본질은 2001년 당시 광주시교육청의 최 교장에 대한 미온적인 인사조치가 올해까지 이어졌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과 보수적인 교육계인사들은 '권위훼손', '질서문란', '기강해이', '문화혁명', '백기든 교육감' 등으로 이번 서명문제를 왜곡시키고 있다.


노동조합이 합법화된 전교조 교사들과 사용자인 교육감 사이에서 문서 서명은 협상의 한 형태로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따라서 이번 서명행위를 두고 "마치 교육계가 파장이라도 난 듯이 법석을 떠는 일부 언론과 교육계 인사들의 교육관이 오히려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이 있게 다가서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